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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May 01. 2024

서산 갯마을

삼길포항. 왕산포항. 삼길포항 전망대








-왕산포구

서산의 왕산포는 일몰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내가 거길 갔던 시간은 아른 아침이었다. 새벽 시간의 찬 공기가 시원하던 들길을 쭉 달렸다. 포구를 향해 가는 지곡면의 가로수 길이 좋았다. 미끈하게 잘 생긴 나무랑은 다른 모습인데 정이 가는 오래된 나무들이 길 옆으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무슨 나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얼마 전에는 꽃을 피웠을 것 같았다. 곡선으로 휘어지는 가로수길을 달릴 때는 오래된 숲의 전설이 담겨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했다.


서산의 서북쪽의 왕산포는 가로림만에 접해 있어서 갯벌의 바지락이나 주꾸미, 낙지 등이 많이 나는 곳이다. 서산시와는 뚝 떨어져 있어서 깊숙이 들어와야 하는 곳이다. 예전 같으면 먼 길을 돌아 들어올 테지만 이제는 시내에서 30분이면 가능하다. 


어촌 마을 앞바다에 쉬고 있는 어선들이 보인다. 예부터 많은 어선이나 나룻배가 오가던 교통요지답게 넓은 앞바다가 탁 트이고 훤하다. 그 옛날 고기잡이가 성행하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여행자들이 갯벌체험도 할 수 있도록 달라졌다. 왕산체험어촌휴양마을로 거듭나 운영하고 있는 게 보인다. 사는 모습은 날마다 변화하고 살아가는 방법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마을 뒤편의 전망대가 보인다. 일몰이 아름답다더니 이곳에 오르면 너른 바다 풍경과 함께 바다를 뒤덮는 노을을 보게 된다고 한다. 전망대 오르는 입구에 '서산 갯마을' 노래비가 있다. 어촌 아낙네들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의 옛 노래다. 언젠가 어떤 분이 서산을 소개하는 글의 초반에 이 노래를 앞세워서 이런 옛날 노래를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면서 웃었던 적이 있다. 물론 나는 옛날 사람이어서 이런 노래가 있음을 기억한다. 그리고 잠깐 뭔지 모를 추억 속을 헤집기도 했다.    


굴을 따랴 전복을 따랴 서산 갯마을/처녀들 부푼 가슴 꿈도 많은데
요놈의 풍랑은 왜 이다지 사나운고/사공들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구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서산 갯마을/쪼롬한 바닷바람 한도 많은데
요놈의 풍랑은 왜 이다지 사나운고/아낙네들 오지랖이 마를 날이 없구나 
     


물이 가득 차오른 바다도 물이 빠져나간 썰물 풍경도 나름의 이야기를 전한다. 포구가 제법 넓어서 바다가 끝없이 보인다. 데크를 따라 바다 위를 걸으면 바람이 확실히 다르다. 그야말로 짭조름한 바닷바람이다. 한가롭게 어슬렁거리며 노닐던 바닷가 마을의 한나절이다.  




-삼길포항

이번엔 삼길포항이다. 서산 9경 중의 하나다. 서산에 갔으면 이곳엔 들러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서산시 대산읍의 어항 삼길포항(三吉浦港)은 서산에서 가장 큰 포구다. 우럭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역시 우럭 조형물이 마스코트처럼 반긴다.


바다를 앞에 두고 앉아 한동안 항구 풍경을 구경하다가 수산시장으로 가 보았다. 서산의 유명한 포구로 해마다 우럭축제가 열릴 만큼 우럭과 꽃게, 붕장어 등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포구의 수산시장이어서인지 활기차다. 젓갈과 건어물 구입. 나는 가격물정이 밝지 않은 편인데도 조금 저렴한 느낌이다.


삼길포항의 식당들은 대부분 바쁜 모습인걸 보니 그나마 다행인 듯하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선상횟집은 이른바 이곳의 최애코스이자 핫플이라고 한다.  머리 위로 갈매가가 날고 가끔씩 뱃고동 소리도 들으며 즐기는 식사일터. 간간이 유람선이 오간다. 유람선은 약 1시간 정도 운행, 대산항, 대난지도, 소난지도, 소조도, 대조도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로 이용요금은 성인 기준 15000원.



-삼길포항 전망대

삼길포항 수산시장 맞은편으로 삼길포항 전망대 가는 길이 보인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으니 이곳은 들러보아야 함. 숲으로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제1 전망대가 나온다. 단 몇 분만에 항구의 소란함을 벗어나 이렇게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망대에 앉아 무슨 책인 듯 열심히 집중한 모습의 어른을 본다. 



전망대 저편으로 크고 작은 섬들이 쭉 이어져서 보인다. 봄이면 야생화 출사지로 알려진 풍도가 눈앞이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봉수전망대. 고요한 숲 속에 난 산길이어서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으로도 좋을 듯하다. 이제 철은 지났지만 벚꽃 피는 계절에는 숲 속 꽃길을 걷는 힐링의 시간이 되는 곳.  서산 갯마을이다. 








삼길포항은 서산 9경 중 제9경이다. 

서산 9경: 서산 해미읍성, 용현리 마애삼존상, 간월암, 개심사, 팔봉산, 가야산, 황금산, 한우목장, 삼길포항

대호방조제 서쪽에 위치해 있고, 서해안의 미항으로 불린다. 삼길포항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등대와 스탬프 투어를 여기서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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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gnmirae.or.kr/board/boardview.gn?category=STORY&boardSq=734서산 갯마을에 찾아온 여름//- 서산여행은 여운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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