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학교는...
#학부형
학부형이 되면서 학교에서 아들이 잘 적응하고 적극적이라 '미래의 리더' 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한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아들에게서 마음이 쿵 내려 앉는 이야기를 들어서 잠깐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아빠
남들이 취미가 뭐냐, 무슨 운동을 하냐 물으면 늘 부끄러웠다.
평범한 아저씨가 되가면서, 일하고 종종 한잔하는 것도 좋아하다보니...
아이 둘 아빠가 되면서 나만을 위한 취미를 위해 시간을 쓰는게 사치처럼 느껴졌다.
(맨날 술쳐먹으면서 무슨 모순인지...)
평일 저녁은 회사일에 술자리에 일주일에 2번 정도 집에가서 밥을 먹는 패턴이고
그러다보니 나름의 철칙이 생겼는데,
주말에는 개인 약속은 절대 잡지 않았다.
주말에 친구들을 본다면, 우리집이나 친구집, 혹은 식당에서 온가족이 다 같이 모여 보는게 철칙이다.
투덜거리는 건 아니고, 나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좋았고,
아이들에게 이런 추억을 주지 않으면, 내가 받은것 보다 더 잘해줄수 있는게 없어보였다.
암튼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난 7년간 내 취미는 육아&아이와 놀기 였고,
매우 만족한다.
#나름의 지향점
내가 아이를 키우는 나름의 우선순위는
첫째는 마음이 따뜻한 아이, 둘째는 예의가 바른 아이, 셋째는 자신감 있는 아이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내 나름의 우선순위다.
첫째는 사랑받으면서 커서 사랑주며 살수 있는 친구가 되었으면하고, 가능한 아이한테 짜증내지 않으려하고, 설명해주려하고 사랑해주려 하는게 미흡하나마 하는 일이다.
둘째는 기준이 조금 다른게,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게 예의라 생각한다. 만나는 누구나 인사할 수 있게 내가 먼저 인사하는게 내가 유일하게 하는 거다. 존댓말이랄지 형동생 상하 관계랄지 이런건 딱히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존중할 수 있게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인사하고 다닌다.
셋째는 자신감이 있어야 자기생각을 이야기하고 그래야 다양하고 새로운 생각을 자유롭게 해내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아마도 앞으로는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점점 필요로 하는 것 같고...
그래서 가능한 자신감 있는 아빠가 되고자, 무엇이든지 무조건 해보자고 하고 (때로는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일지라도) 유치원 체육대회에서는 응원단장을 나와달라는데 손발이 오그라 들것 같은데, 손들고 나가기도 했다. 사실 모든 이벤트에서 늘 제일 먼저 손들고 나가곤 했다.
(체육대회는 정말 너무 부끄러웠고, 아들, 딸이 정말 자랑스러월 할 줄 알았는데, 너무 담담해서 내가 다 민망할 지경이었다는게 함정)
#유치원
종종 선생님과 통화도 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잘 지내고 있었다.
적극적이고 사랑받고 사랑주며 재미있게 지내는게 느껴졌다.
질문도 많이하고 참여도 많이 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다행이라 느껴졌다.
(뭐가 걱정인지 기뻐만 하면 되는데 굳이 다행이라 여긴다.)
#초등학교
아들이 잘 적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자랑스러웠고, 나중에 어떻게 성장할까 하루에 10번정도 상상하면서 혼자 좋아했다.
여기저기 이야기하고 싶은걸 겨우 참고 지냈다.
그런데,
아들이 자기전에 하는 이야기가 가관이었다.
방과후 수업이 얼마에 한번씩 신청하는지 궁금하다길래,
"한학기에 한번 아닐까? 내일 선생님한테 질문해보는게 어때?"
아들왈
"1년같은데...선생님은 모를꺼야"
그래서 내가
"물어봐야 모르시는지 아시는지 알지. 내일가서 여쭤봐. 선생님들은 질문하는 친구들을 좋아해"
아들이 한다는 말이
"우리학교는 물어보고 그러는거 싫어해. 빨리 잘 알아듣고, 그거에 맞게 행동하는걸 좋아해"
순간 짜증이 하늘을 찔러버렸다.
1학년을 다루기 힘드실걸 알고, 여러 상황을 잘 이해한다.
교육은 잘 모르지만, 교보재를 바꾸고 내용을 바꾸고 커리큘럼을 아무리 창의적으로 바꿔도
생활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나도 맨날 술먹고 좋은 가정교육을 못해서 위에 적은것 처럼 꾸역꾸역 노력만하지만...
환경을 조금 바꿔보면 좋을 것 같다.
English manner에는 누가 질문을 하면, Good question! 이라고 응대하면 대답을 한다.
사소한 문화지만 이런건 참 부럽고, 배울만 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