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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라 앨리스 Jan 14. 2020

육아서의 불편한 진실

아이를 낳고 내가 낳은 내 아이는 나보다는 나은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 육아서를 읽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제대로 양육되지 않았음을 어릴 때부터 느낌적으로 알았다.

그래서 더더욱 제대로 아이를 양육을 하는 것이 무엇일지,  어떻게 하는 것일지 그 방법론을 배우고 싶었다.


우리 부모는 먹고사는게 바빠서 그 방법론을 배울 생각도 기회도 없었을테지만 나는 배우기만 한다면 더 없이 나름 괜찮은 엄마가 되리라 믿었다.


아이가 누워있기만 하던 시기에 읽는 육아서는 읽고 배우기만 하면 뭐든 다 만능 육아전문가로 빙의해 무탈하게 하리라 생각했다.

제 1반항기가 시작할 무렵. 

내아이가 자아가 커지던 시기.

입에서는 부정적인 말만 자동반사적으로 나오던 그 시기.


두돌에서 세돌사이
그 시기




그 시기 육아서로 배운대로 한들 현실에서는 다 통하지 않음을 알았다.


같은걸 육아서에서 보고 해도 남의 집 애는 돼고 내 집 애는 안되더라.


같은걸 육아서에서 보고 해도 남의 집엄마는 돼고 나는 안되더라.


차라리 육아서만 읽으면 뭐든 다 되리라 자만하던 아이가 누워있기만 하던  신생아시절이 더 행복했다.  


아이가 커갈수록 육아서는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더 불행함을 느꼈다.


육아서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좋은 육아서.  나쁜 육아서 없다.  


이 또한 나의 문제였다.


아이가 커갈수록 읽는 육아서를 통해 나는 제대로 양육되지 않은 나의 실체를 더 마주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내가 받아보지 못한걸 아이에게 쥐어짜서라도 해주려하는게 살을 깍는 고통과 맞먹는다.


내가 받아보지 못한걸 아이에게 쥐어짜서라도 해주다 결국 아이에게 불통이 튄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려는데 너는 대체 왜...!!!'



그래서 그런지 요즘 육아서를 읽기는 읽어야겠는데 술술 읽혀지지 않는다.


내용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이제는 제법 육아심리서며 일반 육아서도 읽어놔서 기본 배경지식도 나름 찰랑댄다.


요즘은 읽다보면 내면아이의 질투가 막 올라온다.


나도 받고싶어



육아서를 읽다보면 나도 그런 관심을 받고싶고,  나도 그런 사랑이 받고싶은 상처받은 나의 내면아이를 만나게 된다.


육아서를 읽다보면 내 부모도 나에게 이리 해줬더라면...하는 여전히 놓아버리지 못한 집착을 느낀다.


이제는 놓아버릴 때도 됐는데 아직도 받고싶은 사랑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동동거리는 몸뚱아리만 큰 어린 나를 만나게 된다.


요즘 느끼는 육아서의 불편한 진실도 내가 넘어야 할 산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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