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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라 앨리스 Dec 10. 2019

아이 키우는 엄마에게 [자존감학대]는 독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이것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아이키우는 엄마들이라면 이 육아서, 저 육아서를 통해 많이 본 자존감이라는 단어의 뜻이에요.

많은 육아에서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라고 해요.

그런데 정작 아이 키우는 주양육자 엄마의 자존감의 상태는 어떠하신가요?

이 땅의 많은 엄마들 중 자존감 기본 장착되어 엄마되신 분들이 얼마나 되실까 싶어요.

또 자존감이란게 원래 높다가도 코스피지수마냥 주변 상황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기도 하죠.

원래 자존감이 높았던 엄마들도 아이를 키우다보면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험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다들 해요.

나 나름 배운 년인데...집에서 애 똥기저귀나 갈고 있어야하나싶고..

나 나름 자기관리끝장녀였는데...애낳고 쳐진 뱃살과 머리도 제때 못감고, 세수도 제대로 못하고 동네 꽃거지같은 모습에 화들짝 놀라고..

나 나름 패션리더였는데...허구헌날 어쩌다보니 육아복(육아할때 제일편한 나만의 육아 유니폼)만 입고 있는 나를 마주하게 되고..

나 나름 돈도 꽤 벌었는데...애낳고 어쩌다보니 신랑이 벌어다주는 돈 드럽고 치사한 꼴 당하면서 받아써야하고...

나 나름 애 낳기 전에는 00씨, 00팀장님 소리 듣던 여자인데 애낳고보니 내 이름은 홀라당 잊혀지고, 00엄마로만 불리고...

출산과 동시 바뀐 나의 몸과, 나의 하루 일과 등으로 이미 많은 엄마들이 1차적으로 자존감 하락을 경험해요.

이 1차적 자존감 하락은 엄마 스스로 만드는 스크래치에요. 애가 속싸개로 꽁꽁 싸맸다가 풀렀을 때 흐느적 거리는 자기 손 어찌할바 몰라 허우적대다가 애가 자기 손톱으로 자기 얼굴 할퀴게 되는 것과 같은 상황인거죠.

엄마의 자존감이 떨어지면 가장 피해보는 애가 누굴까요?

바로 아이에요. 애는 알아요. 엄마의 흔들리는 눈빛과 내면의 상태를요.

왜 아는지 아세요?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 나와서 엄마 뱃속상황을 그리 잘 안대요.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인데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전부가 흔들리고 있다면 아이는 어떨까요?

세상이 이렇게 불안한 곳이었나...싶어서 애도 불안하지 않을까요?

많은 엄마들이 어쩌다 엄마가되어 무뇌아가 되어버린 것 같은 결정장애, 불안초조한 초보엄마인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면서 그렇게 속으로 밖으로 울어요.

잘 나오지 않는 모유에 힘들게 빨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내가 다른 엄마들처럼 모유가 풍부했다면 애가 이리 고생안해도 될텐데...싶어서 아이한테 울기도 했구요.

자는 애 지켜보면서 애가 부족한 엄마한테 와서 애도 고생이다..싶은 생각에 울기도 하구요.

내 성질 못이겨 버럭 화낸 날에는 낮버밤반하며 울기도 하구요.

아무리 잘난 여자였어도 엄마는 처음이잖아요.

뭐든 처음은 두렵고, 어렵고, 막막하고, 힘들잖아요.

상처난 부위 아물기 전에 또 그 자리에 상처나면 어떻게 돼죠?

덧나고...더 아프죠...나을라면 더 오래걸리죠.

엄마들이 이미 출산과 생각지도 않은 리얼육아 앞에서 1차적으로 스크래치난 자존감에 그 스크래치가 아물기 전에 또 다시 자존감에 스크래치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그 자존감의 상처의 치유는 더디어지겠죠. 자존감이 바닥을 칠 수도 있어요.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자존감학대하는 분들이 있어요.

자존감학대라는표현은 저도 유튜브 김미경TV를 보다가 본 단어에요.

자존감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인데 타인의 그 마음에 채찍질을 하고, 화살을 쏘아대는 사람이 있어요.

1차적 자존감 스크래치가 자신의 손톱으로 자기 얼굴 스크래치내는거면 자존감 학대는 이미 손톱자국난 내 얼굴에 타인이 더 할퀴어대는거에요.

그러면 그 얼굴 어찌되나요? 만신창이되는거죠.

"니가 할줄 아는게 뭐야?"
"니가 하는게 그렇지 뭐"
"넌 대체 잘하는게 뭐냐?"
"너 언제까지 그러고 살건데?"
"너 언제까지 남편 벌어오는 돈에 빨대꽂을건데?"
"니가 집에서 하는게 뭐야?"
"니 경력단절에 다시 사회나가면 누가 써줘?"
"집에서 놀면서 뭐가 힘들어?"
"그렇거면 애는 왜 낳았어?"
"너 애 못키운다"
"내가 너보다 더 애 잘키우겠다"
"너는 살림도 못하고, 육아도 못해. 그러니 차라리 나가서 돈이나 벌어"

기타 등등등....

....................................



저 왜 이렇게 줄줄 쓸 수 있을까요?

다 제가 들어본 말이에요.

저는 1차적 자존감 하락은 어느정도 견디겠더라구요.

나 스스로 내 마음에서 올라오는 나 왜 이러고 사나...싶은 생각은 그래도 애가 방긋방긋 웃어주고, 옹알이해주면 잊혀지더라구요.

그런데 타인에게 제 자존감에 스크래치내는 소리들을 지속적으로 듣다보니 전 미치는지 알았어요. 지나고나서보니 저 안 미치고 버틴거보면 제 정신력도 대단한거 같아요.

애 키우면서 밥 제때 못먹고, 화장실 제때 못가고, 맘 편히 잠 못자는 생활보다 이 자존감 학대가 저는 더 고통스럽고 저를 힘들게 했어요.

엄마는 바다

그 바다 위에서 배를 탄 사람은 아이


이미 1차적 자존감 스크래치로 제 바다는 출렁출렁거리고 있음을 감지하고 저 스스로 다스리려고 부단히도 애써가면서 버티고 있는데 타인의 자존감학대는 제 바다에 태풍이 휘몰아치는 상황을 만들었죠.

이미 제 바다가 출렁거려 그 바다 위에서 배를 타고 있는 아이도 흔들거리고 있는데 잊을만하면 태풍이 몰아치면 제 바다 위에 탄 배는 어찌되나요?

전복되지 않을려고 발악하지 않을까요? 그 발악하다가 태풍이 지속적으로 휘몰아치면 결국 전복되지 않을까요?

제가 딱 그런 상황이었어요.

1차적 자존감 스크래치로 내 바다는 살살 출렁거리는 와중 타인의 자존감 학대로 인해 파도가 휘몰아쳤어요.

이미 출렁거리는 바다인 상황에 예상치도 않은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는데 제가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그 휘몰아치는 파도가 거세지면 제 바다 위에 탄 배도 잠식시키려고 위협했어요.

'내가 누구때문에 이러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까지도 하는데 너는 왜 지랄맞아...'
'너는 나한테 이러면 안되지..'
'도망가고싶다...'


그런 생각과 감정들에 지배당하고 죄없는 그 어린 아이한테 제 화와 억울함과 고단함과 두려움을 토해냈어요.

제 이런 상황과 고통스러운 감정을 어느 누구한테서라도 말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저는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어요. 말하면 제가 더 초라해지고 또 다른 비난을 받을까봐 못했어요.

그리고 말한들 공감받겠어요? 사람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공감하기 힘들어요. 어설픈 공감은 오히려 독이 되구요.

맞서서 싸울수도 없었어요. 가랑비 옷 젖듯이 그런 말들이 언젠가부터 저에게 내면화되어 저도 제 자신이 그런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몇번 맞서 싸우다가 아이한테 못볼꼴을 많이 보여줘서 아이를 위해 참았어요.

그냥 엄마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참고 견딘 시간들이었어요.

제가 겪어보니 이 자존감학대 정말 무서운거더라구요. 정말 사람 피말리게 하고 사람을 벼랑 끝에 내몰아요.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칭찬은 못하더라도 그 사람의 존재가치를 깍아내리는 말들은 조심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조심은 누구를 살리기 위해서 하는걸까요? 그 엄마 좋으라고 하는걸까요? 아니요. 세상에 뭣모르고 나온 그 어린 생명을 위해서요.


노 젖는 방법도 모른채 세상에 나와서 망망대해에서 배 탄 그 어린 생명체 전복되지 않고 세계순항 잘하라구요.

그러니 우리 아이키우는 엄마들한테 불필요한 자존감학대를 하며 그 엄마의 바다에 파도를 일렁거리게 하지 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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