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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라 앨리스 Dec 13. 2019

부부가 싸우는 이유

결혼을 하고 나면 대개 배우자에 대한 기대를 알게 모르게 하게 된다.


내 남편은
~~~하면 좋겠다

내 아내는
~~~하면 좋겠다


대개 어린시절에 받았던 상처들이 해결되지 않은채 무의식에 저장되면 그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배우자를 통해 위로받고 싶고, 보상받고 싶어한다.

결혼한 부부들은 알게 모르게 결혼한 배우자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배우자에 대한 자신만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해놓는다.


이 밑그림은 의식적으로 그려놓은 것이 아닌 우리의 무의식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않은 사이 자연스레 만들어진다.

알게 모르게 그려진 밑그림을 바탕으로 우리는 배우자에게 기대를 하게 된다.

내가 알게 모르게 그려놓은 배우자에 대한 밑그림에서 벗어나는 배우자의 모습은 나를 실망시키고, 때론 화가 나게 하기도 하다.

그렇게 결혼한 부부들은 실체를 모르는 상대방의 무의식 밑그림을 들이밀면서 서로 이렇게 해달라. 왜 안해주냐. 꼭 말로 해야 아느냐며 싸워댄다.

이런 싸움은 대개 서로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끼리의 싸움인 셈이다.

서로 내심 기대했기에 실망도 생기는 법이다.

애초에 이 밑그림이 없었다면 실망할 일도, 화날 일도 없지 않았을까?

애초에 서로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면 실망할 일도, 화날 일도 없지 않았을까?

과연 결혼이 서로의 밑그림을 충족시키기 위한 일이 되어야 할까?

부부는 원활한 한 가정의 경영을 위해 독립된 인격체로써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서로의 자기확장을 위해 파트너쉽을 발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부는 벤다이어그램의 교집합의 상황처럼 "때론 같이, 때론 따로" 시,공간을 존중하며 공유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한 사람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상대를 구속하거나 통제하는 것은 한 가정의 원활한 경영과 서로의 삶에 그닥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배우자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봐준다면 나와 다른 라이프스타일도, 나와 다른 사고방식도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고 바라봐 줄 수 있지 않을까?

부부는 서로가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을 존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기확장을 위한 파트너쉽을 발휘하는 관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린 알게 모르게 배우자를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보지 못하고 나의 소유물로 대한다.

그래서 결혼하면 다들 잡은 물고기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 하나보다.

배우자를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보면 배우자에 대한 자신만의 밑그림도 그릴 필요가 없어진다.

배우자에 대한 자신만의 밑그림이 없다보니 배우자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실망도 할 일이 없어진다.

30여년을 다른 부모 밑에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을 나의 밑그림에 기초해서 대한다면 그것 또한 조건부 사랑이 아닐까?

나의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상대 배우자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그린 배우자에 대한 밑그림은 배우자를 내 틀에 가두려는 욕심이자 집착이다.

아무리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해도 서로가 서로의 밑그림을 충족시키기 위한 관계는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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