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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Nov 07. 2022

요가와 글쓰기

요가의 늪 #1

3년 전 글쓰기를 시작했다.

미친 듯이 썼다.

못써도 썼다.

시원해 미칠 것만 같았다.

회사도 그만두고 전업작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6개월 정도가 지나 이런저런 글쓰기 작법 등을 배우며 쓰기 싫어졌다.

내가 이렇게 글을 못쓰는 사람인가 자괴감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은 글 쓰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마치 운명 같았다.

미워하지만 헤어질 수 없는 그대처럼.


요가는 임신부 때 처음 배웠다.

자연분만을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만삭 때까지 8개월간 왕복 2시간 거리의 지옥철을 타고 다니며 배웠다. 윤주영 임산부 요가라고 여자 스님들이 가르쳐주셨다.

평소 잘 붓던 다리도 붓지 않고 몸과 마음이 평온해졌다.

무통주사 없이 24시간 진통 끝에 자연분만도 했다. 

그 후로 요가는 내 삶에서 멀어져 갔다.


그런데 웬걸 다시 요가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것도 자진해서.

이번엔 마음의 병이 문제였다.

1년 전 발발한 공황 증상과 복합 우울증으로 나와 주변인들은 난감했다.

보기에는 멀쩡하다 못해 쾌활 명랑한 이가 우울증으로 휴직까지 내었으니 말 다했다.

누가 보면 꽤병이라고 할 정도로 잘 먹고 잘 사는 듯 보였다.

하지만 폭식에 불면증에 혼자서 질질 짜는 날이 잦았다.


그러다 만난 요가는 또다시 신세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그리 만만치 않은 길이라는 것을 매일 수련하고 오면서 느낀다.

온몸을 누가 때린 것처럼(특히 등때기가 넘 아파;;) 하루 종일 에구에구를 입에 달고 산다.

그래 놓고 그 아픔이 그리 싫지 않으니 글쓰기와 요가는 죽을 때까지 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


요가의 늪에 빠진 나를 칭찬한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우리 요가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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