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의 솔직한 심정
2020년 6월 16일 오늘의 나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욱 격렬히 아무것도 하기 싫다.
누가 처음으로 뱉은 말인지는 모르지만, 금세기 최고의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주말에도, 아무것도 아닌 것을 질리도록 해대는 평일에도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아침에 알람 소리 맞춰 몸을 일으키는 것이 너무나 힘겹다.
매일 아침 머리를 감는 것이 정말 귀찮다.
한다고 달라지지 않을 화장을 아침마다 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출근하면 이메일을 확인하고, 회의하고, 전화 통화로 욕먹고 굽신거리고,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잠시 졸다가 커피 한잔 들이켜고 키보드를 두드리다 최근하는 하루의 일상이 지겹다.
누군가는 나의 이런 삶을 안정적이다 혹은 일을 하는 게 어디냐라며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나는 또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이 부럽다.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도 가물가물한 날들이 무한으로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삶이 어떤 가치가 있을까.
요즘에는 ‘내가 내 인생에 대해 계획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라는 염세적인 생각에 빠져든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마주하게 될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나 스스로 계속해서 비생산적인 걱정과 불안을 만들어내고 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좋겠다는 티베트의 속담처럼 아무리 걱정한들 그것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들에 집중하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교과서적인 글귀로 나 자신을 다시 다독여본다.
꿈은 없고, 그냥 놀고 싶습니다!!
(박명수 어록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