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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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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승미 Dec 16. 2020

그 밤에 우린

- 사랑서



머리 위로 짙게 어둠이 드리우고

무거운 고요함만이 온 하늘을 뒤덮었던

그 밤, 그 날에

당신이 내게 물었었다.



이 아픈 밤이 다 지나가고 나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고.



옅은 미소를 띠며 내게 묻는 당신의 모습에

마음 한 구석이 미치도록 아려와

눈물을 삼키려 애꿎은 입술만 깨물었던

그 밤에 우리는,



아직 채 아물지도 못한 상처들을 어루만지며

이전에 내가 당신에게 그러했고

그 이전에 당신이 내게 그러했듯

또 한번 서로에게 치유가 돼 주길 바랬던

그 밤에 우리는,



이토록 너를 사랑했던 나와

그런 나를 사랑했던 너의

가장 마지막 순간이 됐을

그 밤에 우리는,



다 괜찮을 거라고.

다 좋아질 거라고.

실은 누구 하나 장담할 수 없는

기약 없는 희망을 내걸며

그렇게 서로를 담담히 위로했던

그 밤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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