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서
언젠가 이리 끝날 줄 알았지만
내 언젠가 그대를 잃을 줄 알았건만.
이토록 사랑스러운 그대를
열렬히 사랑했던 내가 바로 죄인이었나.
비록 우리가 살아갈 영겁의 시간보다
함께 한 짧디 짧은 순간들이
우릴 맴돌다 스쳐갔지만
그대를 때마다 보듬을 수 있어
무척이나 행복했노라고.
곱게 감긴 채 식어버린 그대의 두 눈망울에
더 이상 내 뿌옇게 시린 두 눈을 맞추지 못하지만
내게 남겨진 유한한 시간 동안
그대를 늘 내 두 눈에 간직하겠노라고.
이미 떠난 그대의 먼 여정에
동행할 수 없음에 너무나 애통하지만,
곧이어 뒤따라 그대가 남겨놓고 간
그 작은 발자국에 내 발을 맞춰 걷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