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뜨는 밤에도 밤 울보의 대장 귀뚜라미가 운다. 바람소리 사이로 귀뚜루가 울기 시작하면, 이름 모를 풀벌레들 아기 꽈리 불듯 화음에 어우러져 운다.
뜰안 개구리들 울음을 뚝 그치고 마른 풀잎 사이 바스락대며 밤의 처소를 암중모색한다. 바람도 졸음에 겨운지 눈꺼풀을 2도 내려앉혀 분다.
그리고 약속처럼 초승달이 뜬다.
나의 지붕. 그대의 머리맡. 그들의 꿈속으로. 은가락지 하얀 달, 온갖 지상의 미물들이 촉발하는 소리 안으로, 살그머니 제 하얀 가락을 싣는다. 비록 작고 여려 보이지만, 이 시간을 위하여 초승달은 낮의 시간을 인고로 버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존재가 하나도 드러나지 않던 순간이던 낮엔, 전투하듯 제 오렌지색 옷을 뜨개질하여 왔을 게다. 제 삶을 뜨는 제 뜨개바늘에 여러 번 찔려, 손가락은 수도 없이 아팠고 피가 흘렀을 게다. 살면서, 대명천지에 앞이 보이지 않던 깜깜한 순간이 왜 없으랴.
밤하늘을 밤답게 장식하는 건 초승달이 으뜸이다. 그는 이제 밤이 되었으니 슬슬 오렌지 색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러자 별들이 기다렸다는 듯 오소소소 밤의 소름처럼 돋아난다.
초승달이 가늘게 뜬 초저녁엔,
별마을이 더 소곤소곤거린다.
별마을 별들은 무언가 공약을 한 민초들이 무리로 모여들듯 총총 초승달을 에워싼 듯 뜬다.
마치 마음 가늘게 하고 사람을 둥글게 대하는 가난하고 겸손한 자 곁에 뭇 별들은 더 총총총 모여들듯이, 그렇게 뜬다.
그러고 보니, 홀로 명명백백 온전히 밝히는 해거나 보름달 같은 원이라며 제 몸 하나에다 불을 환하게 밝히는 순간, 별들을 밝은 하늘 어딘가로 꼭꼭 숨어버린다.
이 밤, 초승달 뜬 밤을 가만히 올려다보니 별들은 어두운 밤에 뜬 초승달과 어울려 더 친근한 벗이 된다. 가난한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힘이 더 센 듯하다. 수백 마리 생쥐들이 수많은 별빛처럼 힘을 모아, 사자와 줄다리기에서 이긴 어느 동화가 연상되는 밤.
낮동안 보이지 않던 달. 밤이 되어 제 몸 가난하게 드러내는 달. 학생들에게 전한 오바마의 메시지를 떠오르게 하는 달.
가장 성공한 사람들 중 일부는 가장 실패한 사람들입니다. 해리포터를 쓴 조앤 K. 롤링, 그녀의 첫 번째 책 해리포터는 출판되기까지 12번의 거절을 당했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고등학교 농구팀에서 거절당했습니다. 그는 수백 번의 게임에서 졌고 수천 번의 슛을 놓쳤습니다.
(......)
여러분은 노래를 처음 부를 때 바로 모든 음정을 정확히 맞출 수는 없습니다.
ㅡ 오바마의 미국 학생들에게 보낸 연설문 중. ㅡ President Obama's Massage For American Students
- 유튜브 채널 : 동기부여 TV에서 -
가난한 맘으로, 하염없이
원을 향해 가고 있는
초승
달.
초엿새의 달은 요만했다.
초닷새의 달은 이랬다.
가다가 지치면 빨랫줄이거나, 전봇대이거나, 살짝 몸을 뉘다 가는 달. 깜깜한 밤하늘을 돛단배처럼 유유히 가로질러 떠가며, 뭇 꿈을 살찌우는 달.
그래, 초승달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