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ger가 '단 거'가 될 수도 있지
고칼로리를 갖고 있는 것들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단 것, 햄버거를 비롯한 각종 빵류, 젤리빈, 에너지 몬스터와 각종 탄산음료. 단골 편의점 주인 아주머니가 나 때문에 젤리빈과 에너지 몬스터를 끊임없이 주문해야 할 정도다. 하루에 에너지 몬스터 한 캔과 젤리빈 한 봉지면 하루가 거뜬하다. 다행히 동생과도 취향이 맞아 쵸콜렛이 함유 된 과자와 콜라를 비롯한 탄산음료는 소비량이 엄청나다. 둘다 탄산음료가 없으면 밥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오늘은 이상하게 피곤했다. 한 것도 없는데. 당이 떨어진거다. 생각해보니 오늘은 달달한 걸 하나도 먹지 않았다. 에너지 몬스터 한 캔 밖에 먹지 않았으니 평소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아는 동생과 커피 한 잔 하고 걸어가다가 빵집 간판을 봤다.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먹이를 발견한 좀비처럼 방향을 틀었다. 묵묵히 따라 들어 온 그 녀석은 빵값을 계산 하고, 바로 옆의 맥도날드 까지도 친히 함께 해주었다.
집에 와서 요즘 대세인 쿡방을 보며 빵과 햄버거, 탄산음료까지 더해서 우걱 우걱 먹고 있으니 이래도 되나 싶다.
단 거. Danger.
우스갯소리로 하는 얘기지만 내일의 몸무게가 걱정 되는 걸 보면 danger는 확실하다.
'아, 어떻게 하지.'라고 하면서 입으로는 빵들이 넘어가고, 손은 자연스레 앞에 놓인 빵들로 향한다. 머리랑 몸이 따로 논다. 당 부족 현상이다.
말이 두서 없어지고,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움직인다. 눈에 초점이 흐려지고, 예민해지고,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폭력적이 된다. 금단 증상과 비슷하다. 나는 중독이 되는 위험한 것들에 약하다. 단 것, 담배, 술. 그리고 사랑.
착하고 좋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위태로운 남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안정적인 직장 보다는 60m 상공의 줄타기 같은 예술가(-뭐라 규정 짓고 싶은데 워낙 하는게 많아서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우므로)가 더 좋다. 좋으니까 산다. 어차피 길지도 않은 인생, 고루하게 교양이나 내숭 떨면서 살고 싶지 않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솔직하게. 그게 나에게는 매력적이니까 난 이렇게 사는 거다.
반대로 Danger가 '단 거'가 될 수도 있는거니까.
모든 것은 생각 하기 나름이고, 즐기기 나름이다.
주변 사람들은 롤러코스터 그만 타고, 회전목마 탈 때도 되지 않았냐고 하지만 내게는 매력이 없다. 오래 살고 싶지 않느냐, 그렇게 살지 말아라, 어쩌고 저쩌고 이러쿵 저러쿵 훈수 두는 사람도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
냅둬라.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