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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스킹혜성 Oct 08. 2022

수영과 운전을 할 줄 안다는 것

수영장 탈의실, 누군가의 수다로부터

육아 휴직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온지 5개월이 넘어서고 있다.


남편은 출근하고, 아이는 어린이집에 간 평일 낮에

혼밥, 혼운, 혼영 (혼자 밥 먹고, 훈자 운동하고, 혼자 영화 보고)를 즐기는 생활을 하고 있다.


지인이 없는 동네이고, 전업맘도 워킹맘도 아닌 애매한 현재 상태, 코로나로 인해 사람 많은 곳 방문 꺼려함 등의 콜라보로 인해 새로운 인간관계는 어린이집 선생님뿐이다.


이런 내가 거의 유일하게 밖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여는 곳이 있다.

바로 수영장 탈의실이다. 카페나 버스에서는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데 탈의실에서는 아무래도 바로 이어폰을 착용할 수 없으니까.

수영을 하고 나서 탈의실에서 머리를 말리고 로션을 바르면서 들리는 이야기들이 은근 쏠쏠하다.


최근에 기억 남는 이야기는 어떤 약 60대 중반~ 70대 초로 추정되는 분께서

본인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수영"과 "운전"이라고 말씀하시는 거였다.

(참고로 어머님들은 탈의실에서 별 말을 다하신다 ㅎㅎ)


수영과 운전은 몸이 기억하는 일이라고 한다.

한 번 배우면 까먹지 않는다고 하던가? 그런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나는 두 가지 모두 인생의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영을 하게 되면서 물놀이가 번거롭지 않아 졌고, 여름에 즐길 수 있는 레저활동이 많아졌다.

운전을 할 줄 알면 일명 기동성이 좋아서 원하는 곳에 가는 것이 수월해진다.


나는 29살에 처음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고, 운전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수능 끝나고 면허를 따놓고 장롱면허로 전락했다가

차를 사면서 10시간 연수받고 남편이 조수석에 있을 때만 시도해보다가

최근에는 차라리 혼자 운전하게는 편하다는 친구의 말에 용기를 내서(? 그럴 일인가 싶겠지만) 혼자 운전도 해보고 있다.


수영은 이미 인생 운동이라 생각하고 있고, 장거리 운전도 편해지는 날이 올까?

먼 훗날 나도 수영과 운전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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