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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스킹혜성 Nov 07. 2022

주말엔 시장 먹거리 코스

평일엔 남편이 회사에서 아침과 점심식사를 하기 때문에

보통 집에서 저녁 한 끼만 제대로 챙기면 되는데

주말 혹은 연휴가 되면 매일 삼시 세 끼를 챙겨야 하니,

요리에 취미가 없는 나에겐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주말이면 종종 집 근처 재래시장에 가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한다.

나름대로 코스도 형성하고 있다.  


일단 처음 이사 왔을 때 검색해서 집에서 가까운 시장에 돼지국밥과 손칼국수 맛집이 있다는 것을 찾았다.

그중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곳은 아이도 잘 먹을 수 있는 칼국수집이다.

인기가 많아서 장날이나 식사시간에 가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맛집 중에 맛집이다.

칼국수가 엄청 뛰어난 맛은 아니지만

양도 넉넉하면서 가격도 착한, 그러면서 국물 맛이 깊은 가게라서 지역 주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 같다.


칼국수를 먹고 나오면 조금 걸어서 파는 "쑥 호떡"을 꼭 먹어줘야 한다.

배부르고, 탄수화물 폭탄인 걸 알지만 빼놓으면 섭섭할 것, 이것이 한국인의 국롤이다. (ㅋㅋㅋ)



그리고 시장에 간 김에 빈 손으로 오기는 아쉬우니까

돌아오는 길에 과일가게나 야채가게, 정육점 중에 한 곳 들러서 식재료를 하나 사 온다.


어제는 한 과일가게에서 여섯 송이가 든 샤인머스켓 한 박스를 8,000원에 득템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마트에서 한 송이에 8천 원 주고 사 먹었는데...

물론 마트의 그것보다는 알이 작아서 아저씨도 끝물이라고 하며 싸게 가져가라고 하신 거지만,

집에 와서 먹어보니 알만 좀 작을 뿐 아주 달고 맛있었다.

아기가 귀엽다면서 귤도 몇 개 덤으로 주셔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맘이 뿌듯했다.

이게 바로 시장에 오는 맛이지.  


처음 시장에 왔을 때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고, 바쁘셔서 그랬겠지만 상인들이 약간 쌀쌀맞은 느낌이고,  결제도 현금만 된다고 해서 시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몇 번 가보니 저렴하고 싱싱한 채소를 파는 가게나 내 입맛에 맞는 반찬 가게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 오면 함께 갈 시장 코스를 발굴하는 것이 다음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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