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the trip
트라우마, 내 생각에는 큰 틀이 아닌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무엇이든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트라우마를 겪고 난 후 알게 된 것은 누구에게나 상처, 혹은 트라우마가 있었다 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크고 작을 뿐 모두들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처럼 트라우마가 갑자기 생기는 경우에는 허무함과 허탈함과 같은 감정이 첫 번째로 든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인데, 상황을 인식하면서 우울증과 자책이 심해진다.
가만히만 있어도 정신이 빠져 있어서 눈물이 계속 흐르고, 말 그대로 멍하다. 그렇게 단순했던 것들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일상을 잃어버리게 된다. 아무것도 내 뜻대로 할 수가 없었고, 정신을 집중해서 무언가를 잡기 힘들었다. 내 감정, 내 마음 모든 것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 조정과 지배를 당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때 알아야 하는 것은 극복이라는 것이 ‘나의 힘으로만’하기는 어렵다 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고, 도움을 받으면서 ‘내가 괜찮아지고 있다는 주변 반응’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극복이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스스로의 노력 중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글쓰기를 통한 객관화이다. ‘불안하다’라는 감정을 머릿속에서만 생각하면 극복하기가 어렵지만, 밖으로 꺼내 놓는 연습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초조한 감정이 들 때, 공책을 꺼내서 적기 시작하였다.
“왜 불안한 걸까?” “무엇 때문에 불안한데?” “그게 문제가 되는 일이야?”라고 스스로 질문하고, “그래서 어떤 식으로 극복할 건데? 라며 대답하는 것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깐 문제를 대하는 나의 크기가 작아졌다.
머릿속에 드는 안 좋은 생각들은 오만가지 생각 중 하나이기에, 눈으로 인지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머릿속의 생각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였고, 종이에 적다 보니 크다고 느꼈던 문제들도 실제로는 가볍게 여길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그렇게 내 안에 있는 문제들을 객관화하는 연습을 통하여 스스로 점점 불안한 감정들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나와 같은, 비슷한, 혹은 종류는 다르지만 아픔과 고민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어떤 종류 든 상관없이 종이에다가 고민을 적는 연습을 해보았으면 좋겠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분들에게도 위의 방법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우리는 우리 자신을 좀 더 편하게 놔주어야 한다.
제가 이번 일을 통해 알게 된 영상 성장 문답에서 윤대현 정신과 교수님이 해주 신 말씀인데요. 제가 기억해두고 외우고 싶어서 아예 인터뷰 영상 통째로 글로 옮겨 적어 보았습니다.
“트라우마라는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거는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트라우마가 있는 것은 아니까 그걸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인데, 큰 방법은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서 그때 것을 다시 재구성해서 그 사건이 영향을 덜 미치도록 하는 방법도 있는데, 그 방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그게 더 잘 맞는 경우도 있어요.
연구 에서와 실제 임상에서 보면 오히려 과거라는 것이 재구성이 돼서 너무 과거를 파헤치다 보면 없는 과거까지 만들어져서 더 생생해져서 아예 현재가 거꾸로 날아가 버리는 현재가 과거라는 블랙홀에 들어가 버리는 결과가 있거든요.
트라우마가 없다는 거는 그냥 트라우마가 있는 걸 받아들이자는 거고 그것과 자꾸 싸우지 말고 차라리 그 에너지를 현재에 투자하자 이런 이야기라고 하네요.
그리고 세상이라는 게 전화위복이 심리에서도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본질적으로 전화위복이라는 것이 결국 의미를 가지려면 이런 것이죠.
도대체 인생이라는 게 만약 창조주가 있다면 이거 왜 만들었냐?
많은 사람이 행복 중독에 살잖아요.
그런데 행복하냐고 물으면 아무도 행복하지 않고, 왜 행복하지 않은가에 나름의 이유로서 또 트라우마를 얘기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인생이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인생의 목적 자체가 행복한 사람이 없어요. 제가 보니까
뚜껑을 열면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지 다 행복한 사람 없고, 다 트라우마가 있고, 인생은 행복하다고 기본적으로 느끼니까 사실은 이 모든 문제가 생기는 면이 있거든요.
아무리 봐도 인생의 목적은 제가 창조주를 만난 적은 없지만 성숙인 것 같아요
성숙이 말이 예쁘지 성숙하려면 어떡해야 됩니까? 통증이 있는 거예요.
통증을 만드는 게 멉니까?
트라우마인 거예요.
트라우마는 나한 테 있는 재수 없는 일이 아니라 물론 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 있는 거 같아요.
저 사람이 무슨 트라우마가 있게 어? 물론 더 큰 분이 있고 작은 분도 있지만 주관적으로는 제 것이 제일 크거든요. 가장 트라우마 받은 사람인 거예요.
자기의 문제가, 그런 의미에선 트라우마라는 것도 꼭 네거티브하게만 볼 건 아니라는 거죠.
어떻게 보면 그게 또 성숙의 동력도 될 수 있잖습니까?
트라우마가 있는데 어떻게 극복했느냐 거기서 우리가 눈물도 흘리고 감동도 받는 거겠죠. 트라우마에 대해서는 그것도 하나의 삶의 내용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랑을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성장 문답 중에서
저는 많은 공감과 위안을 얻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인생이 절대 꽃 길만 있지 않을 거예요. 진흙탕도 들어가 보고, 가시밭길도 볼 테고 그냥 평범한 길도 지나겠죠. 그렇게 수십 번 지나다니다가 다시 언젠가 한번 꽃 길이 나올 거예요.
그러니 조급할 필요도 진흙탕에 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더라고요. 포기만 안 하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게 길이자, 여정이니까요.
저도 처음으로 제가 좌절 힐만큼 힘든 일을 지나와봤는데요. 다음에 이런 똑같은 길은 안 만날 수 있겠죠? 진흙탕인 것을 아니 깐요.
하지만 그 길이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면 언젠가는 한번 만나겠죠? 그때는 좀 더 덤덤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처럼 아프고 무너지고 좌절하기보다는 마음을 잘 추스르면서 헤쳐 나올 방법을 먼저 모색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모두 힘내세요.
평범한 저도 이런 일로 다시 평범한 일상을 찾은 것처럼,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만도 제가 보기에는 대단한 일입니다.
그러니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