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사랑이 넘치는
대서양과 지중해 그리고 나일강으로 둘러 쌓인, 사막 중 가장 규모가 큰 사막이 바로 사하라 사 막이다. 아프리카 대륙 북부에 있는 이곳은 Sahara 아랍어로 ‘불모지’를 뜻하는 말에서 유래되었 다. 모로코를 방문 전에, 사하라 사막이 이렇게 거대한 크기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였다. 모로코를 방 문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사하라 사막투어가 유명한데, 나도 사막 한 곳에서 별을 볼 수 있는 투어 때문에, 마라케시를 지나서 메르주가로 이동을 하였다. 메르주가라는 도시가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호스텔의 주인인 “HASSAN”때문이었다.
내가 머물렀던 호스텔은 파리도 정말 많았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전부였다. 하지만 여태까지 지내왔던 호스텔, 캠핑, 에어비앤비를 통틀어서 최고의 장소였는데 그것은 호스트가 일하는 방식 때문이었다. 핫산이라는 호스트는 매사 적극적이었고, 하루하루의 삶을 소중히 생각하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모로코에서 태어나 아랍어를 시작으로 불어, 베르벧(원주민어), 영어, 스페인 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위스 어등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었으며, 특별히 학교나 학원을 다니 지 않았다. 그가 나에게 자주 했던 말이 ‘No, problem’이라는 뜻인데, 문제없다는 이야기이다.
어떤 문젯거리를 말하여도, 변경할 것이 있어서 요청을 하여도, 매번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서 즐겁게 여행자들의 여행을 정말 편안하게 도와주었다. 그는 또한 매번 모로코식 전통음식들을 만들 어주고, 호스텔에 있는 게스트들과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영혼을 교감하는 일들을 자주 하였는데, 그를 보면서 정말 멋지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로코는 한국보다 인터넷이 절대 빠르지 않고, 잘 끊긴다. 특히 메르주가라는 도시는 그냥 사막 한가운데여서 서점을 구하는 것도 어렵다. 학원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동네에도 슈퍼 1~2개가 전부이다. 반대로, 서울에서는 20분만 버스를 타 더라도 근처에 즐비한 곳이 서점이며, 특별히 건물로 들어가지 않아도 와이파이가 터지는 나라이 며, 교육강국으로 학교와 학원 천지인 곳이다.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긍정 해나 가느냐에 따라서, 삶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는 이제 또다시 한국어를 공부 중이라고 말하였다. 이미 인사말은 다 알고 있었으며, 나를 볼 때마다 항상 한국어로 자신이 알고 있는 대답들을 해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이 말을 한국어로 뭐라 고 해?’와 같은 식의 질문도 주저 없이 적극적으로 해 나가고 있었다. 그를 보면서 닮고 싶었고, 그러한 사고방식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선 실행해 보는 점, 그리고 된다고 믿고서 방법을 계속 찾아 나가는 점 그는 그 두 가지를 매사 실천하고 있던 셈인 것이었다.
그렇게 핫산과의 유쾌한 시간들을 보낸 후 호스트에게 소개받은 ‘사하라 사막투어’를 신청하였다. 둘째 날 저녁에 투어 장소로 가기 위해서 낙타를 타고서 사막 한 곳 움집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였다. 사막에 도착한 후, 짐을 풀고서 선 셋을 보러 모래사막 한가운데로 올라갔다. 미끄러지는 모래 때문에 결국 끝까지 올라가지는 못하였지만, 내가 마주할 수 있는 높이에서 해지는 광경을 마음에 넣어두었다. 모래 위에 가만히 앉아서 먼 곳 만을 응시하며, 왜 모로코에 오게 되었는지 떠올리게 되었다.
나를 찾고 싶었다. 그냥 활짝 웃는, 소리 내어 서 노래를 부르는, 신이나 서 박수를 치는 그런 모 습 말이다. 내가 믿었던 한국사회는 개인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에도, 사회적인 통계치를 배제할 수 없었다. 제 때에 해야 하는 것들은 애당초 없었지만, 우리들은 알게 모르게 나이에 맞는 역학 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나이에 그런 것들을 성취하지 못하면 나보다는 ‘나를 둘러싼 주변’의 걱정이 많아졌다. 그래서 그런 주변들의 걱정을 안심으로 바꾸기로 결정을 했다.
그러고 나니 ‘내 안의 나’가 사라져 버렸다.
사하라 사막에 도착한 날 저녁을 먹은 후 사막 한가운데 가이드가 마련해준 침대에 누워서 밤 9 시부터 새벽 2시까지 별만 보았다. 날짜도 new moon이어서 달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운이 좋아 서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들을 마주하였다. 그러고 보니 내 마음속이 그날 소란하지 않았다. 별을 보고서, 중간에 원주민들과 아프리카 전통음악을 배우고, 악기를 연주하고 잼 식으로 즐기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자동으로 노래를 불렀고,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어깨를 들썩였고, 나는 피리를 불고 잼베를 연주했다. 그날 사하라 사막 안에서 같이 간 일행 5명만 세상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았고, 원하는 만큼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여행 이전까지 내가 닫아 놓았던 마음들이 있었다. 어쩌면 포기보다 더 무서운 단념이었다. 그 단 념들을 조금씩 깨기 시작하니까, 내가 원했던 내 모습을 조금 보았다. 그리고 앞으로 내 삶을 마 음 가는 대로 살아보고 싶은 대로 지낼 용기를 얻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