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돌고래 Jun 07. 2024

초등 퇴직교사 분투기

17회: 탁구 수업 보람記 1

탁구 수업을 반 당 8회 진행했다.


매주 월, 화요일에 3~6학년 1시간씩 8회의 탁구 수업을 진행했다.

매 차시별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도하고 있지만 학년차가 있고 체험학습, 수영학습으로 빠지는 반도 있어 진도를 일정하게 맞추기가 쉽지 않다. 또한 아이들이 수시로 탁구를 칠 수 있어야 하지만 고정으로 탁구대를 설치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담당교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월요일 아침과 방과 후에, 화요일은 점심시간에 일부 학생들이 참여하여 탁구를 치고 있다. 


3~6학년 아이들과는 안면이 생겨 학교 복도나 운동장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탁구 수업 2차시는 탁구공을 라켓으로 포핸드로 10회를 튀기는 것이 1단계, 포핸드, 백핸드 5회씩이 2단계, 포핸드, 백핸드 1회씩 번갈아 튀겨 10회를 완성하는 3단계로 지도한다. 

그러나 탁구 초보인 초등학생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학생이 자기 소유의 라켓이 없고 대부분 공용 라켓을 1시간만 쓰기 때문에 연습하기도 쉽지 않다. 교실마다 라켓 1개를 대여하여 담임교사 허락하에 연습할 수 있도록 하지만 아이들은 그마저도 어렵다.


현재 20명을 기준으로 3단계까지 합격한 학생은 50%를 넘지 못한다. 원래 탁구 레슨은 코치와 레스너 1대 1로 이루어지지만 탁구 수업은 그럴 수가 없다. 또한 탁구대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탁구공을 쳐야 하기 때문에 자신 혼자서 탁구공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기술과 훈련이 필요하다. 1단계부터 3단계까지 통과하기 위해서는 라켓면을 지면과 평행하게 한 다음 라켓면의 중앙 부분에 탁구공이 바운드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설명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포기하지 않도록 독려한다.


매 차시마다 1단계~3단계 과정을 연습한 후 서비스 하는 방법을 지도한다. 시합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여 상대방이 잘 받을 수 있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한다. 이 부분에서 스포츠를 통한 <인성교육>을 지도할 수 있다. 시합이 아니므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대가 나와 운동을 해주니까 친구에 대한 존중의 미덕을 발휘하도록 한다. 이런 말을 하면서 서로를 무시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학교폭력>에 가담하지 않도록 강조한다.


이런 식으로 탁구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학생들에게 탁구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00초에서 체육수업에 탁구를 도입한 배경도 위와 같다. 00초 최 00 교감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가르치고 싶어 하여 탁구수업을 제안했다. 


1차시 때 탁구수업에 냉소적인 여학생 김 00이 있다. "선생님, 왜 탁구를 배우는지 모르겠어요!" 하길래 "그래도 한 번 배워보자 선생님이 잘 가르쳐 줄게"하고 말했다. 다행히 수업이 끝난 후 탁구공 정리와 라켓 정리를 좋아해서 지도강사에게 도움을 많이 준다. 그 친구가 3단계를 성공하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뭔가 깨달은 것 같아요!"

김 00 학생이 정리한 탁구 라켓

이전 16화 초등 퇴직교사 분투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