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8월 어느날 링트인을 통해 메시지가 왔다. 루이스라는 영국인에게서 온 메시지였는데, 혹시 자신이 주관해야 하는 콘퍼런스에 연사로 와줄 수 있냐는 제안이었다.
‘뭐지? 이 사람이 어떻게 날 알았을까?’
그는 필자에게 제안과 더불어 설명하기를'18년 3월 영국에서 글로벌 애자일 개발과 혁신이라는 콘퍼런스가 열리는데 키 스피커로 초대하고 싶고 발표 제목과 간략한 줄거리를 줄 수 있냐고 또 한 번 연락했다.
이 경험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차례 콘퍼런스에서 발표해 본 적은 있으나, 해외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것은 '11년 올랜도에서의 딱 한 번이었고, 그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해달라는 제안이 온 것이다.
[글로벌 애자일 개발과 혁신 콘퍼런스 브로셔]
루이스에게 필자를 어떻게 찾았냐고 묻자. 자신은 코퍼레트 패리티라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고, 이 회사는 혁신 관련된 다양한 콘퍼런스를 유치하여 사람들 간의 네트워킹을 돕는 것을 주로 한다고 했다.
금번 애자일 관련된 주제로 스피커를 찾다가 리서치 조직을 통해 아시아의 사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리서치를 하는 담당자가 링트인을 통해 나를 찾게 된 후, 주변 애자일 코치들을 통해 검증 단계를 거쳤다고 한다.
대부분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콘퍼런스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문득, '15년 내가 미국에 있을 때 로드, 제즈, 팀과 함께 나눴던 대화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했던 ‘가치 있는 길’에 대해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한 개의 대형회사에서 10년 이상 수행했던 애자일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곳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내용 요약: 애자일 전환은 모든 회사들이 염원하는 것이다. 애자일이라는 용어를 통해 지난 10년간 많은 회사들이 노력하고 성공사례를 이야기해 왔으나, 아시아에서 애자일을 통한 성공이 이야기된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10년 간 S사 또한 10년간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다. 문화적, 환경적 이유로 노력에 비해 좋은 과실을 만들지 못했으나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10년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15년 S사 ACT(애자일 코어팀)이라는 곳이 만들어졌고, 그곳을 중심으로 S사는 애자일 기법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큰 회사에서 애자일 기반을 다지는 일이 만들어진 것이다.
ACT(애자일 코어 팀)의 구성은 S사의 환경적 제한적 프로세스를 극복한 것이라 매우 의미가 있다. 수많은 부서들이 가진 다른 목표들에서 오는 의존관계로부터 하나의 홀팀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우리 팀을 만들게 된 접근방법들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아시아의 기업 문화를 관통했는지 공유하고 싶다.
6개월 뒤 나는 실제로 영국에 있었다. 22개국에서 온 많은 애자일 전문가들 앞에서, 필자는 S사가 했던 10년 이상의 애자일에 대한 노력과 ACT라는 한국의 애자일 팀에 대해 이야기했다.
[10년간의 애자일 여행을 화이트보드에 그림으로 표현한 내용]
필자는 40분간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07년부터 내가 속한 S사가 현재까지 어떠한 과정을 겪어 애자일 방식을 수행했고, 어떻게 성공과 실패를 했는지 설명했다.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생겨났다. 프레젠테이션 중에 심지어 눈물을 지은이도 있었고 프레젠테이션 후 13명의 청중들이 내게 찾아와 콘퍼런스 발표에 대해 감사 표시를 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는 7명의 청중들은 필자에게 찾아와 구체적으로 회사 내에서 어떻게 스폰서십을 얻었는지 또는 어떻게 팀이 일하고 있는지 등의 추가 질문을 했고 그중 3명의 전문가들은 시간이 될 때, 실제 한국에 찾아가도 되는지를 물었다.
저명한 애자일 컨설턴트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나비드 카와자(Naveed Kawahja)는 필자 다음의 발표 순서였는데, 심지어 자신의 프레젠테이션에 필자의 회사 내용을 추가하여 비전이 명확한 회사가 어떠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느냐에 대해 설명하며 치켜세웠다. 그리고 콘퍼런스 내내 발표 내용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하고 토의하자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비드 카와자가 S사가 만든 앱을 언급하는 모습]
이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나는 정말 얼떨떨했다. 그리고 알았다.
'우리가 해온 애자일 여행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여행을 내가 함께 해왔다는 것을...'
이 책은 지난 '07년부터 현재까지 S사가 걸어온 애자일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필자가 처음부터 그 일에 관여해 왔기 때문에 다소 다소 개인적인 글의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더 솔직한 성공과 실패담을 여러분은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만약, 여러분이 현장에서 ‘지속적인 개선’을 실천하고 있거나 실천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그 일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고,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분이 속한 조직 또는 환경에서 이 책의 내용대로 똑같이 해보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방식을 찾기를 부탁하고 싶다. 왜냐하면 애자일은 ‘지속적인 개선’ 이기에 현재 상태를 잘 파악하고 그 위에 더 나음을 추구하기 위해 팀이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