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물주는 글쓰기 6일차
10월 말, 나는 프로젝트 마무리 중이었다.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일주일동안 매일 야근을 했다. 마감 전날 밤 ‘오늘은 영락없이 밤샘이겠구나’ 생각했다. 동료가 일이 남았다며 같이 남아줬다.
근처에서 술 한잔 했다며 회원 A가 사무실에 들렀다. 고민이 있어서 같이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온 것 같았는데 오늘은 날이 아니란 말이다. 나는 짜증을 감추지 못한 채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게 있어”라고 말했다.
A가 신경쓰지 말라면서 말 안 걸테니 일하라고 했다. 불편한 마음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데 금새 또 말을 건다. 나도 모르게 “야, 말 안 건다며. 왜 자꾸 말해” 버럭하고 말았다. A는 순간 당황했고, 동료가 커피를 사오겠다며 데리고 나갔다.
그제서야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짜피 밤샐 건데 30분만 잠깐 쉬면 될 걸 나는 왜 그랬을까 후회했다. 다른 사람 때문에 난 화를 A에게 낸 거다. 늘 ‘환대’에 대해 고민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항상 후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