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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영신 Jul 27. 2023

여름방학일기#5. 열한 살의 첫 기차

아이도 어른도 자란다.

신도시에서 태어나 신도시에서 자란 신도시 키즈는 첫 기차 여행을 했다.

비록 KTX가 아닌 ITX였지만


아이들과 여행은 자주 하려고 노력했지만 여행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적이 없었다.

늘 차를 끌고 출발했고

외국여행을 위해 비행기를 태워주는 것만이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랬으니까!


이번 여름방학에 아이들과 이런저런 새로운 경험을 고민하던 찰나 아이들이 아직 기차여행을 해 보지 못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어쩌면 내가 귀찮았는지 모르겠다.


기차역까지 가는 거리가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거리와 비슷한 곳에 살고 있고

차를 끌고 출발하면 기차역까지 가는 노력이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곳에 살고 있으니 굳이 기차라는 수단을 선택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이들이 더 크기 전 기차를 예매하고 기차를 기다리고 기차 안에서 두런두런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어떤 곳부터 시작해 볼까?

KTX를 타고 대전에 내려 성심당 빵지순례를 다녀와볼까?

천안아산역에 내려 친구네 집에 들러볼까?


고민하다가 친정집에 가는 루트를 자가용 말고 버스와 기차로 택해보기로 했다.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에 내려 용산역까지 지하철을 탔고

간단히 요기를 한 후

ITX를 탔다.


어제부터 긴장하고 아침에도 그 긴긴 여정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출발하고 나니 몸이 알아서 움직였고 생각보다 가벼이 움직여지더라.


역시 해보지도 않고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건 하지 말아야겠다.

아이들은 내 머릿속에서보다 많이 성장해있었고

 나와 집에서만 있는 것과 공공장소의 아이들은 다른 모습이었다.

역시! 무엇이든 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아이도 어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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