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콜이에요
"요즘도 마담뚜가 전화하더라?"
"네?"
"요즘도 졸업앨범 뒤에 연락처로 마담뚜가 전화하더라고~"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잘라먹고 시작하시는 건지 몰라 머리회로를 돌렸지만
서른도 안된 나이였던 나는 둔했다.
무엇 때문에 저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 우리 아들 며느리 아니어도 인기 많았다고."
마침표를 찍었다.
에헤라디야~
모객행위를 위한 일종의 자동콜이라고는 생각안해보신걸까?
결혼한지 두 달만인지 세 달만인지에 일어났던 일인데 슬쩍듣기에도 황당의 끝이라
이건 정말 그냥은 안되겠다 싶어 남편에게 전했다.
남편이 조심스럽게 엄마에게 아들자랑이나 비슷한 이야기에 대한 걸 조심해달라는 걸 전했나보다.
일단 큰 소리없이 이야기가 오갈만한 주제는 아니라지만 그 때의 분노는 지금의 농도와 달라 짙은 한 방으로 "야~!!!!!"가 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받은 피드백은 남편이 인기가 많고 잘난 것이 부인이 좋아할 일이란다.
(그걸 또 전하냐 인간아!)
아 그렇구나...
내가 좋아해야하는 거구나.
그랬다. 늘 그랬다. 어머님 생각에 그만하면 좋은 학교나와 속 썩이지 않고 그만하면 좋은 회사 다니는 남편은 그야말로 메이커 있는 인간이었다.
대학 때 만나 비슷비슷한 생활을 했지만 집에서 아이키우기로 결심한 나는
어떻게든 나는 그 아래였으면 했다.
아니라고 해도 명확히 그랬다.
그래서 틈만나면 메이커를 따졌고
생닭은 이마트 닭만 먹고
계란은 코스트코에서만 사야했고
냉장고는 삼성이어야 했다.
어디가 더 품질이 좋고 가격이 좋고는 다른이야기 었다.
바코드가 삑 찍히는 순간 레벨을 말해주어야 했다.
아무리 떠들어도 사회에서 들리지 않는 가정주부의 무게는 더더욱 '에헤라디야~'의 상황에 노출되었다.
늘 웃고있고 더 할 수 없이 좋은 사람인 어머니는 종종 자체로 나에게 폭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