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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휴 Oct 04. 2021

최근 들은 새 앨범들

[ 2021년 9월 17일부터 10월 3일까지 ]



Intro


10월이 왔음에도 좀처럼 상의 소매가 길어지지 않습니다. 예년 같았으면 외투까지 챙겨 입었을 정도로 쌀쌀할 텐데 어찌 된 영문인지 한낮 햇살은 여전히 뜨겁고 쉽게 더위를 느낍니다.


최근 남쪽 바다에서 때늦은 여름휴가를 보냈습니다. 때가 늦었다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날씨가 무더웠죠. 추울 걸 예상하고 바리바리 싸두었던 외투와 가을옷은 불필요한 짐이 되었고, 더울 때를 대비해 준비했던 여름옷만 여행하면서 흘린 땀으로 시큼한 냄새를 풍기며 세탁파우치를 부풀렸습니다.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여행이니까요. 바닷가 인근 시장에서 해산물을 공수해 먹기도 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을 찾아가며 즐겼는가 하면, 풍경 좋은 카페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기도 하고 처음 가 본 지리산 청학동 신당의 기괴함에 오싹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새 앨범을 챙겨 들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해안가를 따라 운전하는 것만큼 낭만적인 일도 없지요.


단 하나 아쉬웠다면,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조금이라도 머문 공간에 내 식별정보를 남기는 일이 일상이 된 겁니다. 공기도 맑고 풍광이 뛰어난 곳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한껏 숨을 들이마시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는 게 이토록 그리울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최근 들은 2021년 새 앨범들



욜라(Yola) [이미지 출처: nytimes.com]


나이아 이주미(Naia Izumi) [이미지 출처: guitarworld.com]



이번엔 지난번 소개한 2021년 새 음반들(링크)에 이어,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 들었던 앨범을 소개합니다.




[1] 인상적인 음반


먼저 인상적인 음반을 꼽자면, 시종일관 풍부한 성량으로 옛 스타일을 노래하는 욜라(Yola)가 있습니다. 고(故) 배리 화이트(Barry White)를 워낙 좋아했던 터라, 앨범 초반부에 그를 떠올리게 하는 리듬과 현악 편곡이 나오자 절로 뭉클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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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Yola 『Stand For Myself』



여러 형식의 특징을 섞어 공통 서브장르격인 음악을 만들어내는 건 이제 흔한 일이 됐습니다. 스티플즈(The Steoples)+는 소울(Soul)을 기반으로 둔 다차원적인 음악에 마빈 게이(Marvin Gaye)처럼 섬세하고 부드러운 보컬을 얹었습니다.


* 마빈 게이 관련 글 링크: 마빈 게이(Marvin Gaye)와의 해후, 명반 회상


+ '스티플즈(The Steoples)'의 발음 표기는, 해당 그룹을 호명하는 영상 또는 소리를 확인한 바 없어 정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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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The Steoples 『Wide Through The Eyes Of No One』



작년에 블루스  잔뜩 머금은 밴드 음악을 내놓았던 릴라 제임스(Leela James) 올해는 데뷔 초반 시절의 분위기를 다시 끌어왔습니다. 항시 그녀를 두고 앤서니 해밀턴(Anthony Hamilton) 비교하곤 했습니다. 독보적이라고  만큼 비범한 음색임에도 별을 대칭으로 데칼코마니처럼  들어맞는 듯한 동질의 허스키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함께 소울 가득한 음색이 일품인 나이아 이주미(Naia Izumi) 데뷔 음반도 인상적입니다. 그는 2018 ‘타이니 데스크(Tiny Desk) 콘테스트에서 우승해 이름을 널리 알린 음악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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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Leela James 『See Me』

[Album] Naia Izumi 『A Residency In The Los Angeles Area』





[2] 편집성 또는 유사 성격의 음반


고(故) 프린스(Prince)가 2010년에 녹음한 결과물이 사후 5년 만에 나왔습니다. 당시 그가 전미투어를 진행할 때 제목이 ‘Welcome 2 America’였는데 근 십 년 만에 앨범을 통해 만나게 됐네요. 밴드 크루앙빈(Khruangbin)은 올해 브리타니 하워드(Brittany Howard)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 음악인과 함께한 옴니버스식 리믹스 음반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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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Prince 『Welcome 2 America』

[Album] Khruangbin 『Mordechai Remixes』





[3] 훵크(Funk)


노르웨지안 소울밴드(The Norwegian Soulband)와 코체메아(Cochemea), 댐훵크(Dâm-Funk)는 훵크로 가득 채운 앨범을 내놓았습니다. 노르웨지안 소울밴드가 브라스(Brass)와 오르간, 기타 리프로 구성된 전형적인 훵크의 느낌을 담아 흥을 돋운다면, 코체메아는 그의 정체성, 근원을 주제로 한 토속적인 율동감의 재즈(Jazz) 음반입니다. 그는 이미 소울 애호가들에게 샤론 존스(Sharon Jones)의 백업밴드로 알려진 댑킹즈(The Dap-Kings)의 색소폰 연주자로 익히 알려진 인물입니다. 독보적인 색감의 음악을 들려주는 댐훵크도 전에 공개했던 트랙을 신곡과 섞어 만든 앨범을 발표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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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The Norwegian Soulband 『Groove Your Hips』

[Album] Cochemea 『Vol. II: Baca Sewa

[Album] Dām-Funk 『Above The Fray』





[3] 콰이엇 스톰(Quiet Storm)


니키 콘리(Nickie Conley)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발라드로 꽉 채운 앨범을 내놓았습니다. ‘80~90년대 미국 라디오에서 늦은 밤 흑인 성인들을 위해 송출하던 무드송(Mood Song), ‘콰이엇 스톰(Quiet Storm)’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합니다.


▶ 감상하기

[Album] Nickie Conley 『Stronger』





[4] 트렌디한 앨범


히트메이카(Hitmaka), 롬더풀(ROMderful), 케이트라나다(Kaytranada) 등 최근 이름난 제작자들이 티나셰(Tinashe), 팅크(Tink), 엠마비(Emmavie)의 앨범에 참여했습니다. 비슷한 부류의 음반 중 제가 주목했던 건 그레이스 웨버(Grace Weber)입니다. 데뷔라고 하기엔 다년간의 활동 경력을 지닌 그녀는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와 인연이 있습니다. 그가 몸담은 소셜 익스페리먼트(The Social Experiment)가 본 앨범 제작을 맡은 탓인지 가스펠 특유의 분위기와 끈적한 소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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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Tinashé 『333』

[Album] Tink 『Heat Of The Moment』

[Album] Emmavie 『What's A Diamond To A Baby』

[Album] Grace Weber 『A Beautiful Space』

[Album] iamchelseaiam 『A Beautiful Struggle』






▶ 믹스 감상하기

[Mix] Ver. 6






* 지난 2021년 앨범 소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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