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무라타 사야카
책 ‘편의점 인간’을 쓴 무라타 사야카는 실제 주인공처럼 오랫동안 편의점에서 프리터로 일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 이 책은 작가 무라타 사야카를 보는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나도 근 4~5년 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등 20%이상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거다. 그래서 문창과 수업에서도 소설을 쓰라고 하면 흔히 나오는 주제가 편의점이다. 심징는 교수님이 편의점이 소재인 소설은 금지시키는 경우도 있다.
한 지방 대학의 문창과 수업이 그럴진대 일본의 단편소설 응모에서도 다르지 않을 거다. 하지만 그 많은 편의점을 다룬 소설을 재치고 이 ‘편의점 인간’의 당선은 나로썬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작가는 뻔할 수도 있는 편의점을 어떻게 해석했기에 상을 받으면서까지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
책을 처음 읽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일거다. 작중 주인공인 게이코는 일반인들과 다른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불쌍하다거나 기본적으로 하면 안된다는 것이 없는 소녀다. 그래서 고양이가 죽으면 쓰레기봉투에 담아버리고, 교실에서 시끄럽다고 구는 아이를 조용히 시키라고 하면 밀대로 머리를 가격하기도 한다. 게이코의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자기에게 요구한 내용을 가장 확실하게 처리한 것이다.
원래 고양이나 반려견들은 법적으로 일종의 소유물에 속하기에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것이 맞는 거며, 밀대로 머리를 가격한 거 역시 힘이 약한 게이코가 가장 확실하게 시킨 일을 완수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런 게이코의 행동을 보며 기겁하며 게이코를 슬슬 멀리한다. 독자들 또한 게이코가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그런데 정말 게이코가 다른 것일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동정심을 느끼거나 뭔가가 안된다는 것을 교육받는 것은 가정이다. 어린 아이가 개미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과 죽은 고양이를 쓰레기 봉투에 담는 것. 이것의 차이는 없다고 본다. 단지 이런 경우에는 불쌍하다는 감정을 아직 배우거나 인지하지 못한 미성숙단계일 뿐이니까. 밀대로 머리를 가격하는 행동도 이런 짓은 친구에게 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이미 배우고 나서야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런 것을 배운 다는 것은 나역시 그런 고통을 당하거나 아픔을 겪어보았기에 공감 할 수 있는 거다.
어린 시절 게이코의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나로써는 게이코가 이런 교육을 받기 전 먼저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눈빛을 먼저 인식해버린게 아닌가 한다.
게이코가 편의점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남들과 다른 것을 들키기 싫어서였다. 편의점에서는 정해진 규칙이 있었고, 이 것을 지키기만 해도 남들은 자신의 다름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게이코는 그런 상태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 편안함이 보는 내내 불편했다. 그 편안함은 결국 게이코다움이 아니고 결국 또다시 밀려나갈 수 밖에 없는 한정적 상태였기 때문이다.
게이코는 꼭 편의점의 직원이 아니라 편의점 속의 물건 같은 느낌을 계속 주었다. 편의점에서는 과자에서부터 생필품 심지어는 택배나 주문까지도 해준다. 일본의 편의점은 더 다양한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해줄 것이다. 이렇듯 어찌보면 다른 제품 다른 서비스들인 편의점이라는 하나의 가게 안에 들어가면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그리고 인기 없는 서비스나 오래되어도 사람들이 찾지 않는 제품은 폐기된다. 게이코도 젊었을 때는 점원이라는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공급되어졌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폐기되어 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점장과 직원들이 게이코에게 이렇게 말하듯이
“이 곳은 언제나 새롭고 톡특한 제품과 서비스가 있어야 할 곳이야. 비슷하거나 특색없고 오래된 것들은 필요 없어!”
소설이 중반 이상 지나게 되면 게이코는 또래의 30대 후반처럼 보이기 위해서 자신과는 또다른 사회 부적응자 시라하와 동거하게 된다. 그러자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주위 시선들이 다시 원래의 편안함 시선으로 바뀌는 것을 느낀다. 게이코는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부던히 애를 쓰지만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편의점으로 뛰어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결국 편의점이 아니면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 듯하다. 어쩌면 그곳에서만이 자기가 가장 자기다워지는 것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게이코에게 편의점은 단지 남들과 똑같이 보이게 만드는 공간적 장소일 뿐일까? 그리고 중반부까지는 그 내용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앞서 말한 내용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우리가 옷을 입는 이유는 날씨에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외부 시선들로 부터 나를 보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옷을 입지 않으면 부끄럽듯이 옷을 입는 것만을도 나는 보다 나답게 행동할ㄹ 수 있다. 그리고 그 옷이 나의 스타일에 맞고 내가 원하는 패션을 잘 표현한다면 더욱 자신감 있는 내가 될 거다. 오히려 옷을 입더라도 뭔가 꾸질꾸질하고 이상한 패션의 옷이라면 마치 옷을 벗은 것처럼 창피해할거다.
게이코에게 편의점은 이런 옷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앞에서 계속적으로 남들과 똑같이 만들어 주는 공간이 편의점이고 그래서 게이코가 편의점에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지만 이것자체가 역설이 되어 게이코에게 편의점은 그녀를 가장 그녀답게 만들어주는 공간이었기에 그곳에 있으려 했던 게 아닐까 한다.
무라타 사야카가 편의점 인간을 통해 이야기하려던 것은 편의점이라는 소재가 아니라 남들과 다르면 어때? 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 가장 이상한 심지어는 싸이코패스 같은 주인공을 내새워 그녀의 편의점 집착증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하나하나 행동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 소설은 음울하기만 한 소설은 아닐 수도 있다는 작은 안도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