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레스트 Aug 09. 2022

변화

2022.08.09 매일매일 부지런히 프로젝트 - 글쓰기 part 1

쉬운 건 아니었다.  


"재, 정말 연서 맞아?" 


내가 지나갈 때면 사람들은 뒤돌아서 속닥거리기 바빴고, 그런 소리를 나는 애써 모른 척하며 지나가야 했다.  


“애들아 안녕?”

“어, 그래 연서야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  


그중에서도 특히 꼴 보기 싫은 애들은 일부러 다가가 아는 척을 했다. 그러면 그 들은 어색한 듯 웃으며. 


“연서, 예뻐졌다.”


라고 말하며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났다.  


‘가증스러운 년들’  

사실 이렇게까지 외모를 바꿀 생각이 없었다. 내가 생각했던 미적 기준도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지적 만족이 우선시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내 생각은 도저히 주위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사차원의 무엇이었나 보다.  


“왜 연서 너는 변하지 않니? 항상 말했잖아.”

라고 하면서 조금이라도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애들은 충고라는 방패막을 내세우며 나를 몰아붙이고 공격해왔다. 하지만 정적 그 변화의 대상은 언제나 나였고, 나는 그들의 말속에서 숨어 있는 행복한 얼굴을 보았다. 자기가 나보다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그 눈동자가 나를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결국 나는 주위가 바라보는 나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지난여름 방학이었다. 선생님마저 나를 못 알아보는 듯했다. 평소 무척 잘 챙겨주던 선생님이었다.  


“선생님, 도와드릴까요?

“음? 누구니?, 아, 여… 연서구나. 많이 바뀌었네. 아냐 이건 선생님이 알아서 할 게 얼른 들어가 공부해.” 


누구보다 친절하다고 느껴졌던 선생님한테서 벽이 느껴졌다. 갑자기 바뀌게 된 외모 때문일까? 외모가 바뀌고 난 이후, 내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바뀌었다. 쉬는 시간만 되면 내 주위로 몰려와 같이 방과 후에 뭘 할지 이야기하던 친구들은 더 이상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고, 오히려 나와 소원했던 친구들이 조금씩 나에게 다가왔다.  


“김연서, 정말 예뻐졌는데. 어디서 한 거야? “ 

“아는 집에서. “

“그런데 후유증 없이 이렇게 바꾸는 게 엄청 힘들다던데, 아프지는 않았어? “

“응 괜찮았어?”  


그렇게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내 눈은 예전의 친구들을 찾았고, 예전의 친구들은 교실 너머 복도에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해졌다. 조용히 옆으로 가 들어보았다.  


“연서, 장난 아니네.” 

“잘 사는 집 딸내미는 다른가 봐”

“그래도, 뭔가 돈만 있으면 저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면서도 짜증도 난다.”

“그러다 연서도 저 애들처럼 날라리 되는 거 아냐? “.  


자세히 들리지는 않았지만 내 험담임에 틀림없다. 그들의 말에 상처가 되어 아무리 아는 척과 예전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도 그 들은 부담스러워할게 뻔히 보였다. 갑자기 왜 내가 이렇게 변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이미 내가 복수할 세상이 떠나버린 느낌이었다. 아무런 힘도 없이. 그냥 혼자서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변한 건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반려동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