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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go Aug 07. 2024

퇴사! 당신이 조심해야 할 회사

비전이 없는 회사는 경계하라! 

선배와 술 한잔 나누면서 고민을 토로하다


2024년 8월 5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쑤니 형을 만났다. 우리는 거의 20년 동안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물론 서로 바쁠 때는 못 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서 가장 많이 자주 오래 인연을 이어온 몇 안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고민이 있거나 즐거운 일이 있으면 형을 찾아 간다. 


2024년 2월 1일, 3년 7개월 동안 잘 다니던 회사(애플)를 그만 두고 새로운 곳으로 이직 한 날이다. 정확히는 1월 28일 퇴사를 했다. 리테일이라는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3년을 넘게 일 했다면 오래 일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것도 방송으로 사회 첫 발을 내딛은 사람이기에. 


새로운 회사는 인원은 적었으나 새롭게 꾸려질 것이라는 대표의 말에 나는 실로 기대감에 잠을 설칠 정도였다. 정치 분야였지만 유투브 채널에 새로운 정치 경쟁 프로그램도 만들고 싶었고 온갖 아이디어가 넘쳐 흘렀다. 그러나 내 기대와는 달리 대표가 회사에 애정이 없으며 견실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3개월이다. 


그 이후로 술을 자주 마시게 되었다. 항상 쑤니 형은 곁에 있었고 내 고민을 들어 주었다. 나는 형의 조언과 의견을 들으며 내가 가진 실망의 민낯을 하나 하나 재조명 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내 선택을 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인지라 다시 돌아갈 수가 없었다. 


비전이 없는 곳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폭염이 심한 오후에 길 바닥에 나 앉은 형국이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게다가 내게 맡겨진 일은 공공기관과 방송사를 상대해야 하는데 정상적이지 않은 루트의 예산이니 각 기관들도 따져봐야 하는 요소가 많아지다 보니까 일은 진척이 없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퇴사를 했기에 별 관심은 없다. 다만 계약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안다. 


방송사 일을 오래 했지만 오랜만에 방송 관련 일을 하는 것은 아주 조금은 성가셨다. 하지만 특유의 꼼꼼함으로 모르는 것은 최대한 물어가면서 진행을 했다. 난 여기서 그동안 내가 다양한 일을 하면서 배운 여러 요소들이 내 장점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를테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열려있는 자세라든지 목표 달성에 대한 세부적인 요령이라든지 이런 것들이다. 이런 요소들은 마지막 근무지 였던 '애플'에서 배웠다. 새삼스럽지만 대부분 다 안다고 여기는 것들이 실제로 일을 하면 몸에 베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의미에서 애플에서 배운 여러가지 좋은 점은 지금도 내게 도움이 되고 있다. 


아무튼 비전이 없는 곳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내게 있어서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누구는 말한다. 그냥 일하면서 돈이나 벌어.... "그냥 참으면 되지!"... 이렇게. 하지만 소중한 시간을 비전이 없는 곳에서 보내면서 돈 받고 일할 수 있는 성격이 못 되는 나에게는 지옥이나 다름 없었다. 나는 나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간다. 하다못해 애플 리테일에서는 세일즈를 배울 수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법, 세일즈를 잘 하는 법, 동료에게 피드백을 하는 법, 함께 팀워크를 상승시키는 법... 

이런 요소들이 있으면 사람은 일의 재미를 느끼거나 집단의 장점에 의해 일을 하게 되는 다른 동기부여 요소를 찾게 된다. 


하지만, 대표가 아무런 생각이 없고 목표가 없으며 허세에 쩔어 있으며 회사의 경영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면 지체말고 당장 그만두는 것이 옳다. 이것은 합리적임을 따질 사안이 아닌 것이다. 혹여나 이 글을 읽는 이들 중에서 이 회사가 내 회사인가 아닌가 고민을 한다면 아래의 요소를 참고 하길 바란다. 


조심해야 할 회사 유형 


1. 가족회사(부친의 자금으로 회사가 운영되는 회사, 형제가 대표로 이름만 건 회사) 

2. 회사 부서가 불분명한 회사(인사,재무, 관련 부서 담당자가 없는 경우)

3. 대표가 비전을 제시한 후 실천하지 않는 회사

4. 대표가 회사 출근 시간이 들쭉날쭉인 회사 

5. 회사 자금을 대표 개인이 자주 빼쓰는 회사 

6. 실무 담당자의 권한이 없는 회사 


위에 언급한 6가지 요소만 기억해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 경우는 6개가 모두 해당이 됐다. 여기에 이직 시 반드시 고려해야만 하는 것은 크게 5가지 정도가 되겠다. 


1. 재무제표를 들여다 볼 것(재정 안정성 측면) 

2. 회사 사무실을 방문해 볼 것(이직 이전에 방문해 볼 것) 

3. 업계 레퍼런스를 반드시 체크할 것(익명의 평가를 볼 수 있는 사이트 참조)

4. 규모가 너무 작은 회사는 피할 것(당신의 추진력이 아무리 좋아도 현실을 직시할 것) 

5. 대표를 만날 수 있는 경우, 많은 질문을 던지면서 그 사람의 역량을 평가하고 결정 할 것 

    - 연봉을 높게 준다고 해도 대표의 역량이 미흡하다면 절대 옮기지 말 것! 

     - 본인의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할 것! (추상적이면 신뢰하지 말 것!)


 


아주 오랜만에 두서없이 적어 보았다. 7월 31일 퇴사 이후에 나는 현재 이직을 준비 중이다.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미디어 파트로는 이제 일을 안할 것 같다. 이제 나이도 적지 않으니까 못할 것이다. 그래서 리테일 분야로 지원하지 않을까 한다. 내 인생 커리어 중에서 유일하게 리테일 분야는 '애플'뿐이지만 그곳에서 나는 실로 많은 것을 배웠다. 요즘 눈에 들어오는 브랜드는 다름 아닌 '룰루레몬'이다. 사실 이 곳에도 지원을 마쳤다. 현재 일하는 분의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스포츠 PD로 사회 첫 발을 내딛었고 여전히 운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내게 맞는 브랜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퇴사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시작이다. 언제 새로운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다 보면 나 하나 일할 곳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긍정을 갖게 된다. 사실 긍정적이지 않으면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나를 믿고 걸어가는 수 밖에 없다. 두렵고 무서워도 하는게 '용기'라는 문장을 벽에다 써서 붙여 놓았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말도 써써 붙여 놓았다. 이직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그동안 지친 내게 쉼을 선물하고 정신적으로도 여유를 갖게 되는 그런 건강한 시간이길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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