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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밤 Jun 26. 2023

가장 어려운 것은,  나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고집에 대한 인지부조화


나는 테니스를 배운다.


꽤나 몸치인 나는 다른 사람보다 운동을 배울 때 생각이란 걸 많이 해야만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코치님은 나의 문제점을 얘기해주고 혼내신다. “몸에 힘을 빼고, 채를 좀더 아래로 누르듯이 치셔야해요~!” 나는 분명히 누르듯이 친다고 생각하는데, 코치님은 몇주째 똑같은 지적을 하고 나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오기가 생겼는지 한번은 채를 작정하고 누르듯이 쳤고 평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이거였다. 코치님도 바로 그거라며 드디어 알겠냐며 기뻐했다.


이 순간이 마냥 좋을 수 있는 순간이지만 나는 나 스스로에게 꽤나 충격을 받았던 순간이다. 늘 생각하던 ‘나는 내가 제일 잘알지’ 라는 생각이 부정당한 순간이었다. 내가 느끼기에 나는 충분히 코치님이 하라는대로 하고 있는데, 대체 왜 안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나는 시키는대로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나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나는 참 고집이 세다. 나만 그런것도 아니겠지만 사람은 타고나길 내가 지어놓은 고집이라는 집을 지키려는 본능이 있다. 내가 돈을 주고 배우는 수업시간에서 조차 나는 무의식적으로 정답을 앞에 두고 나의 고집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나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살다보면 많은 가르침을 얻고, 충고와 조언을 듣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다투며 서로 변하기를 약속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원래의 나로 돌아와 다시 고집을 부리고 다시 다투고 지켜지지 못할 약속을 반복한다. 나보다 더 나은 정답을 알고 있는 선생님의 조언도 무의식적으로 방어하려는 나인데, 내가 맞다고 서로 부딪히려했던 관계에서는 내가 얼마나 고집불통이었을지 나의 지난 상대들에게 숙연해지는 마음이 든다.


나의 문제를 스스로 깨닫는 것은 곧 나의 고집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 혼자 지어 놓은 그 딱딱하면서도 허술한 집을 허물고, 내가 꼭 믿어야 하는 누군가의 생각과 함께 동그랗고 유연한 집을 지어보는 것, 참 어렵지만 앞으로 살아가며 내가 꼭 해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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