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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허실 Jan 22. 2021

삶은기술 : 학교의 비밀

RPG 게임 기반의 기술가정 수업 레시피 2단계

학교의 비밀


게임 기반의 기술가정 수업 삶은기술 2탄 <학교의 비밀> 수업레시피입니다. 마인크래프트 게임의 튜토리얼에 나오는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와서 전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고 싶었는데 제 조악한 상상력과 바쁜 일정 속에서 쉽지 않았습니다. 이 수업을 준비하면서 몇 년간 게임 하나 만드시는 게임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_ 수업 레시피



총 3개의 맵과 끝판왕까지 총 4단계로 수업을 구성했고 이번에 올린 로드맵은 1단계 맵입니다.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학교 공간 및 사람들을 알아가고 기본적인 일머리를 익히는 것이 수업의 주 방향입니다. 삶은지식 상식퀴즈는 수업 분위기나 퀘스트 수행 속도에 따라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튜토리얼을 진행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진 슬라이드와 자막, 웅장한 게임 음악을 이용하거나 교사가 직접 목소리를 이용해 영상을 제작해서 보여주어도 되고 제작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교사가 수업 안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장엄한 목소리로 연기하듯이 읽어주어도 됩니다.


튜토리얼이 끝나면 1차시 때 나눈 길드(모둠)별로 모이도록 한 후 빨리 모인 길드부터 길드장에게 퀘스트 수행지를 나눠줍니다. 퀘스트 수행 용지를 나눠준 후 교사는 이제 본인도 NPC가 되어 아이들이 어려워할 때 힌트를 주는 역할로 전환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쓰는 별명인 '허실'을 거꾸로 하고 드래곤을 붙여 '시러드래곤'이라 이름 짓고 도서관 인테리어용 나무 밑에 가서 앉아있었습니다. 게임은 참참참이나 가위바위보 같은 간단한 게임을 하면 됩니다.


퀘스트 내용은 1차시 때 나온 아이들의 의견 또는 수업을 구성할 때 담임 교사와 상의를 해서 이런 것들은 꼭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들로 정하면 됩니다. 다른 수업 담당 선생님과 연계해서 진행하면 퀘스트 내용을 구성하면 교과 통합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행 수업과 학교 길라잡이 수업과 연계해서 퀘스트 내용을 정했습니다.



수행지는 NPC용과 학생용으로 구분이 됩니다. NPC용은 사전에 섭외한 교사, 학생들에게 미리 나눠주는 용도고 학생용은 길드에게 나눠주는 용도입니다. 길드에게 나눠주는 수행지는 그냥 종이만 달랑 주는 것보다 그럴듯하게 꾸며서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판촉용으로 나오는 연필통을 여러 개 구해서 종이를 그 안에 넣어서 주었는데 그것이 어려울 때는 종이를 말아서 끈으로 리본을 묶은 다음에 주었습니다. 종이도 하얀색 종이보다는 색지나 크라프트지를 쓰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모둠 증표는 길드에게 나눠준 퀘스트 용지에 붙이는 스티커입니다. 각각의 미션 장소에 있는 NPC에게 미리 이 스티커를 나눠주고 길드가 와서 퀘스트를 수행할 때마다 붙여주라고 부탁하면 됩니다. 스티커를 하나하나 커팅하는 것이 귀찮아서 저는 폼텍을 이용했습니다. 폼텍 전용용지를 구입한 후 사이트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낯선 프로그램이라 어려울 것 같지만 10분 쓰다 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저는 프로9 버전을 사용했습니다. (폼텍 디자인 프로9 무료 다운로드하기)



개인 기입표는 퀘스트 수행을 아이들 개인별로 보여주는 양식입니다. 이 양식은 모든 퀘스트가 끝날 때까지 교실 벽 한 면에 붙여두고 하나의 퀘스트가 끝날 때마다 붙여주면 됩니다. 처음에는 개인별 레벨 표기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경쟁구도가 될 것 같아 스티커 붙이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양식은 수업 분위기에 따라 쓰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_ 수업 시작 전 꼭 기억할 것


길드별로 퀘스트를 수행하는 모습


퀘스트 내용을 보고 노트북과 프로젝트를 연결하고 복사기를 직접 사용해보고 특정 공간에 가서 물건을 찾아오는 것들이 교육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퀘스트의 목적은 퀘스트 내용을 잘 하고 그것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일머리'를 익히는 것입니다. 인터넷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 AI 시대로 넘어오면서 자기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해보는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이런 활동은 일머리를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첫 학기 학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이런 활동을 하면서 선배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졸업할 때까지 거의 가보지 않을 학교의 숨은 공간에도 가볼 수 있습니다.


튜토리얼을 진행할 때는 영상을 보여주든 직접 연기를 하든 교사가 부끄러워하면 안 됩니다. 마치 게임 속 주인공이나 NPC처럼 뻔뻔하고 당당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여기서 분위기를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수업이 끝날 때까지 아이들은 수업을 시시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모든 프로젝트 학습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도입부가 망하면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망한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모든 영화가 영화 초입 5분에 힘을 팍팍 주는 것처럼 프로젝트 학습도 도입부를 잘 구성해야 합니다.


교과통합의 효과가 크려면 개학 전에 다른 교과의 선생님들과 미리 수업 내용을 논의하면 좋습니다. 이 부분은 교사회 문화, 사전 준비 단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문화이거나 수업 준비 단계 속도가 다르다면 그냥 개별 수업으로 진행해도 괜찮습니다.


NPC나 미션 장소의 이름은 특성에 맞게 지으시면 됩니다. 저는 NPC를 담당한 선생님들이나 선배들의 이름의 일부가 들어가게 지었습니다. 미션 장소도 같은 원리로 지었습니다. 쉽다고 생각해는데 아이들은 이것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물의 경우는 그래도 쉽게 이해하는데 장소는 조금 어려워했습니다. 아이들이 퀘스트를 수행할 때 NPC들이 연기하듯이 재미있게 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보다 지나친 승부욕으로 게임 자체에 빠져드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엄청나게 격앙이 되어 무례하게 문제 제기를 구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면 오히려 반갑습니다. 아이들의 성향을 대번에 파악할 수 있거든요. 그런 아이들 몇몇으로 인해 모둠 활동 자체가 어려워지면 다른 아이들이 퀘스트를 수행하는 동안 잠시 개인 대화를 나누거나 모둠 구성에 변화는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몇몇 아이들의 문제 제기에 끌려다니면 안 됩니다.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는 대답을 잘 해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무례하고 매너 없는 문제 제기에는 그 순간에는 적절하게 무시해주고 수업이 끝난 후 피드백을 해주세요. 학생 중심 교육이 학생이 교사 위에 있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교육이라는 행위가 수업 안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교사는 때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파일은 무료로 공유합니다. 혹시 다음 수업 파일이 미리 필요하신 분은 댓글로 메일주소를 알려주시면 보내드립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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