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정해진 사람은 없어
나에게 무심하게 던지는 말들이 꽤나 아프게 다가왔던 사람이 있었다. 티 내진 못하고 일정이 끝난 후에만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난 그를 ‘말을 세게 하는 사람. 상대를 그다지 배려하는 어투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인식했다.
어느 날, 조금 긴 시간이 지나고 다시 그를 마주했다. 반가운 마음이라는 포장 때문에 그의 말투는 변하지 않았음에도 저번보다는 둥글게 다가왔다. 이번엔 그를 한 발 떨어져서 살펴봤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툭툭 던지는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말의 속뜻이 따로 있다는 것, 사실 말투만 셀뿐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그다지 뾰족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게 그 사람에 대한 나의 판단을 수정하고 나니 이제는 그의 말투에 덜 상처받게 되었다.
결국 그 사람의 말투가 세다고 생각한 것도, 그래서 그런 말투에 더욱 상처받았던 것도 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했기에, 그렇게 바라보았기에 그런 단편적인 모습만 보인 것이다.
아. 처음부터 그러한 사람은 없구나.
다 내가 판단하고 정의 내린 것뿐이구나. 내가 좋은 사람으로 판단한다면 그때부터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험한 말투라고만 판단한다면 그것에 갇혀 상대의 일부분만 영원히 보게 되는 거구나. 사람이라는 것을 정의 내리기 어렵다고 느꼈다. 결국 다 내가 생각한 대로 마주하는 것이다. 혹여 내가 상처받았던 순간이 있더라도 그것에 매몰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상대의 좋은 점을 발굴해 내기 위해 힘써볼 차례이다. 그렇게 나는 모두를 좋은 사람으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