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손쉽게 회피할 수 있는
나는 커서 무엇이 될 거야.
수없이 자랑스럽게 외치던 나를 향해 그들은 언제나 한마디를 보냈다.
그런 몸으로 어떻게 할 건데? 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쩌면 사실일지 모르는 날카로운 문장들을 그대로 바라볼 자신이 없던 어린 시절의 나는
끊임없이 부정했다.
난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은 없다.
나만의 세계 속에서 스스로를 위해 한 명의 응원단장으로서 외쳤다.
조금 더 객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까.
그들의 한마디를 부정했던 내 모습을 돌이켜보면, 분명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사실이었기에, 이미 나 스스로도 해보았던 생각이었기에, 그토록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이기에 부정했다.
그것을 고치고자 노력하기 힘들어서 부정함으로써 회피했다.
그래. 노력하기 싫었던 것이다. 그저 부정하면서 도망쳤다.
부정은 또 하나의 회피 방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쉽게 부정하지 않고, 또 쉽게 인정하지 않으며 머물러 있기보다는 움직이는 내가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