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물었다.
“너 괜찮아?”
“... 있잖아. 그런 느낌 알아? 절절하게 사랑하다 갑자기 상상도 못 했던 일로 헤어지니 감정 흐름의 속도가 현실 변화의 속도를 못 따라가는 거.
그렇게 나쁜 엔딩인데도 불구하고 감정이 아직도 지난 사랑의 달콤함에 취해 고약한 현실의 악취를 못 맡고 있나 봐. 그래도 언젠가 내가 당면한 현실도 끝에 도달할 테고 멈추는 순간이 오겠지. 잘 느껴지지 않지만 그동안 감정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을 거야.
그렇게 천천히 감정이 흐르고 나의 마음이 종착지에서 내가 받아들여야 했던 현실을 만나는 순간, 그제야 난 깨닫겠지.
아, 다 지나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