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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호 Dec 17. 2017

예정에 없던 강릉이다

강릉을 다녀오며 쓴 문장

예정에 없던 강릉이다.

차갑고 검은 밤을 미끄덩하니 기어들어가며 페달을 밟았다. 오랜만에 묵힌 때를 벗겨낸 멀끔한 차를 몰고 도시들의 문턱을 넘어섰다. 

어 어 하다가 강릉이다. 꽤 멀리 왔나? 실은 누군가 말한 바다가 머리 속을 휘젓고 있어서였다.


적잖이 허기 진다.

밤의 한기가 마치 김장날 거실의 매운 공기처럼 어리하다. 매콤하게 차가운 날씨에, 알싸한 맛이 땡겼다. 

진짜 배가 고파서인지 감정에 고파서인지 모르겠다만. 물회를 먹고 꼬막밥을 먹었다.

경포 앞


서울의 중심에서 반가운 얼굴을 보고, 강릉에 와서 말 없는 것들을 바라봤다. 

하루의 중심이 온전히 맞춰지는 시간이다.

구區 넘나들듯 도道 넘나드니 곤하다. 

든든히 먹었으니 잠 잘 올 내 방 침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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