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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호 Jan 06. 2018

두명이면 꽉 차는 골목을 기역 니은 지나

술 마시며 쓴 문장

내자동,

두명이면 꽉 차는 골목을 기역 니은 지나 도착한 최애 바bar.

늘 마시는 같은 위스키, 칵테일도 이 곳에선 맛 다르다. 술 좋아하는 술알못은 오늘도 묻기 바쁘다. 메모장 열어 오늘도 하나씩 적는다. 덕분에 위와 간은 매일의 술에 젖는다. 어제 북경오리와 더불어 마신 연태고량주 취기가 깨기 전에 한 잔 잽싸게 불어넣었다.


한 잔 마시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주머니에 넣어둔 박준 시인의 시를 두어편 읽었다. 실은, 남 몰래 나만 들리게 소리 내 읊었다.


술과 시는 제법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지난날에 쓰던 열두 시간의 표현 가운데 열한 번째 시간, 오후 7시 부터 9시를 가리키는 술시戌時에 술과 시詩다. 어쩐지 술 달더라. 시인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고 말했고, 나는 그의 문장과 더불어 그저 술 먹었다. 이럴땐 마신다라는 표현보다 먹었다가 좋은 것 같다.

적당한 밤이다.

서까래 바라보이는 이 곳에서 내일도 술 먹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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