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
바야흐로 7월. 폭염이 기승을 부리지만, 여러모로 분기점이네요. 새로운 강의를 준비하고, 새 일터를 모색하는 등 뜻깊게 채우고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7월의 시’가 반가운 바람처럼 문득 일상에 찾아드네요.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제 일상에 향기 뿜어주시는 그대가
꽃답게 꽃길만 걸으시길 염원합니다.
방안꽃이 제일이니라.
다른 것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하면
사랑이 멀어지는 법이나
사람은 볼수록 정이 드는 것이니
참으로 꽃 중에는 인간꽃이 제일이니라
道典 8: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