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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일우 Jul 08. 2019

7월의 시

이해인 수녀님

대전과 울산을 숱하게 오갔는데, 버스로는 처음입니다. 추풍령에서 잠시 쉬는데, 하늘에 하얀 새가 날아다니네요. 앞으로의 비상을 암시하는 상서로운 상으로 읽힙니다.

바야흐로 7월. 폭염이 기승을 부리지만, 여러모로 분기점이네요. 새로운 강의를 준비하고, 새 일터를 모색하는 등 뜻깊게 채우고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7월의 시’가 반가운 바람처럼 문득 일상에 찾아드네요.


쿠마모토의 이와쿠라 료칸에서 만난 제비.   제비가 물고 온 박씨처럼 대박 길한 일들이 이어집니다.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순결과 청결의 상징, 치자꽃.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울산 현대백화점 쟈스민룸의 조안. 머리에 바람개비 달고 노란 원피스 입고, 꽃의 노오란 향기 음미.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파주출판도시의 <밀크북> 지킴이, 뭉크랑 교감. 뜻밖에 깔맞춤.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DOG TV 오 이사랑 강남에서 수박 슬러시 마시며 환담. 타로 펼쳐 살펴보니 절친 또한 새로운 분기점 맞이하네요.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호치민 부동산 투어를 함께 한 개천고 인간꽃들과 여행 뒤풀이. 강남의 <마노디셰프>에서 스테이크피자 등과 와인 만끽.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영천 건너가서 든든한 인간꽃들과 도담 나누고 보신 전골 파티.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식 즐기다 일산 호수공원 조망하니 소떡소떡의 향기가 탐스럽게 스멀스멀.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임진각의 철마와 고양이 가족. 엄마 젖 무는 새끼 고양이들 바라보는 모녀.

제 일상에 향기 뿜어주시는 그대가
꽃답게 꽃길만 걸으시길 염원합니다.



방안꽃이 제일이니라.
다른 것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하면
사랑이 멀어지는 법이나
사람은 볼수록 정이 드는 것이니
참으로 꽃 중에는 인간꽃이 제일이니라

道典 8:2:5~6


조안이 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가훈을 친히 써주셨습니다. 제가 정한 우리 집 가훈은 일일시호일. 날마다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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