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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부건 Oct 25. 2019

네가 아닌데

[너의 결혼식]


2시간 이상 과호흡 하여 손발이 저리다는 처자,
화장실에서 뒤로 자빠져 두피 열상 생긴 아저씨,
자다가 피를 토한 간경화 어르신 등을 마주하고
당직실에서 우연히 <너의 결혼식>을 봤습니다.


사랑은 타이밍. 결국은 타이밍입니다. 세상만사 모두 다.

시시콜콜한 첫사랑 타령,
진부한 로맨스 영화인데요.
대사 하나가 고막에 콱 박힙니다.

거리를 두려는 환승희(박보영 분)에게
황우연(김영광 분)이 일갈하네요.


“세상의 반이 여자면 뭐해? 네가 아닌데.”


대체 불가능한 그 한 사람,
합체하여 비로소 완성되는 그 반쪽을
발굴하는 일은 인생의 크나큰 축복입니다.


어렵사리 구한 명당에 뜻깊은 명소 지으려고 땅을 팠는데요.             뜻밖에 고려 중기의 기와랑 기둥 주춧돌이 발굴되었습니다.

연인이 된 후, 승희가
우연에게 꽁냥꽁냥 말하네요.
“복도 많지. 나를 낚다니.”


평생의 반려자 잘 낚았다면, 체력부터 길러야 합니다. 부인을 잘 대접하는 일은 평생 해야 할 일!

귀인 잘 낚는 월척 조사의 복이

그대의 인생에서도
시의적절하게 발현되길

손발 저리게 빌고 또 빕니다.



가정 만사 부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느니라.

만고의 음덕(陰德)이
부인에게 있나니
부인을 잘 대접하라.

道典 2:54:3~4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 한 토막. 제 인생은 완성에 가깝군요.         소울메이트를 찾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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