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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부건 Sep 19. 2020

동료들과 주먹구이

<손가네 막창 주먹구이>와 <단풍나무집>


든자리 모르진 않았으나 난자리 확실하게 알게 해준, 간밤에 함께 고생한, 소중한 인턴과 회식 때마다 근무하여 겸상을 전혀 못했던 김 선생 등을 불러다 조촐하게 ‘오늘의 첫 끼니’를 떼웁니다.


호주에서 온 이 간호사가 추천해준 <손가네 막창 주먹구이>. 여러모로 만족스럽네요. 아지트로 삼을만합니다.

내과를 지망하는 윤 선생이 제 오더 받아, 편의점 몇 군데 뒤져서 yellow tail 와인 사왔고요. 알코올 분해효소는 없으나 와인은 기꺼이 홀짝이는 강 선생에게 제가 수시로 따라주었습니다.


브롬톤 라이더들과 <육시리> 역삼 본점에서 감겹살 먹을 때 ‘테라’ 손풍기를 이벤트 선물로 받았더랬죠.

두툼한 주먹구이랑 쫄깃한 막창 씹고, 소갈비살에 갈매기살까지 뜯으며 도란도란 담소 나누니 그간의 피로와 애로가 사르르 녹네요. 테라에 참이슬 섞어 나눠주다가 지이슬 선생의 이름이 한자어였단 걸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저 이伊, 비파 슬瑟).

​회식은 모름지기 고탄고지. 라면과 누룽지, 열무국수까지 주문했어요. 동막골 촌장님이 일러주신 위대한 영도력 비결을 적극 실천합니다. “뭘 좀 많이 먹여야지.”


뜻을 같이 하는 ER 식구들과 자주 정겹게 뭉치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잘 보좌해주어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대로 쭉, 내일도 잘 부탁해요.


너희는 진정한 통정을 한번 해 보라.
한신(韓信)이, 한 고조(漢高祖)가
자기 밥을 밀어 주어 먹이고(推食食之)
자기 옷을 벗어 입혀 준(脫衣衣之)
은혜에 감격하여
괴통(蒯通)의 말을 듣지 않았나니
한신이 한 고조를 저버린 것이 아니요,
한 고조가 한신을 저버렸느니라.

道典 8:47:1~3




휴대폰 분실 시의 심전도 양상. 제가 체험적으로 동의합니다.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도 동일한 양상을 보이네요.

흉통과 호흡곤란 극심한 심부전 아주머니를 ICU로 올려보냈던 당직을 마치고 아침에 퇴근을 했는데요. 당직실과 숙소를 아무리 뒤져도 지갑이 보이지 않았습니다(그 지갑에 갓 수령한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C카드도 담겨 있었는데요).


9월 15일, 어드밴스 코스 실습 후 <태화장>에서 뒤풀이.
세심하게 챙겨주신 이재욱 강사님께 다시금 감사.                              지난 달 고성에 이어 다음 주엔 거제로 갑니다.

제 동선을 찬찬히 되짚다가 대전복합터미널까지 찾아갔어요. 어제 출근 전에 청주의 치과에 다녀오면서 버스에 지갑을 두고 내린 것 같았거든요. 대전과 청주를 오가는 버스 회사 세 군데에 모조리 연락을 취한 끝에 충북리무진 관계자가 제 지갑을 보관하고 있다는 희소식을 접했습니다.

김 대표님이 노련한 손길로 갈비탕 챙겨주셨습니다.
단풍나무집 왕갈비탕.

반갑게 재회한 지갑을 소중히 품고 룰루랄라 숙소로 돌아가는데, 지난 금요일에 삼청동에서 맛본 왕갈비탕이  어른거렸습니다. 함께 브롬톤 라이딩 즐기는 김주란 대표님이 꾸리시는 <단풍나무집> 고기들은   하면 잔소리스럽게 맛있고요.


완연한 가을에 다시 또 들르렵니다.
식감 좋은 오겹살.
김 대표님이 챙겨주신 와인도 귀인들과 즐겁게 음미했네요.
차 소장님이 챙겨주신 조안이 선물도 감사히 인수인계. 60개 색연필로 손수 그려주신 귤의 자태가 생생하네요.
연극배우이신 서창호 선생님이 모조리 사서 두루 나눠주신 시몬스 헬멧을 쓰고 서울과 안성 라이딩 만끽했습니다.

그렇게 포식하고도  그릇 뚝딱 빨아들여질 만큼 갈비탕이 진국입니다. 가시게 되면 무조건 시켜보세요. 든든하게 공감하실 겁니다.


제주-거제 라이딩 뒤풀이 후 숙소까지 시티 라이딩.
목시 호텔 앞에서 차 소장님, 이 대표님과 인증샷!

다시 찾은 지갑 품고 울산의 여인들과 <단풍나무집> 저도 조만간 다시 찾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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