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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일우 Mar 24. 2021

하염없이 ALIVE

향이 은근히 오래 가네요. 삭막한 당직실을 포근하게 다독입니다.

명절 이후 첫 근무. 응급실에 들어서니 간호사가 꽃다발을 가리킵니다. 작년처럼 올해도 향긋한 꽃 한아름을 병원이 안겨주네요. 은근히 정겨운 직장입니다. 응급의학과에 지원한 인턴과 도란도란 진료하다가 의대 동아리 후배들을 맞이했어요.


24기 회장 눈 감았네요. 지못미. 꽃 중에 꽃은 인간꽃!

엄혹한 시국에 선배 만나러 대전까지 건너온 ALIVE 회장단은 어느새 24기. 제가 4기니까, 딱 견적이 나오네요. (제 고향 마산이 배출한 이성우의) 노브레인이 ‘청춘 98’을 노래하던 세기 말, 겁 없이 함부로 까불던 98학번 새내기 시절에 지구별에 갓 출시된 인재들입니다.


브롬톤 라이더들과 청주 누비다 명암저수지에서 공중부양.

근자에 옮긴 밴드 연습실이 청주 부모님 댁 바로 옆이란 사실에 서로 놀랐고요. 키보드랑 드럼 만진다는 회장을 필두로, 4인으로 인원 맞춰 찾아온 후배들이 죄다 ‘천놈, 천년’이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후배들 고향이 이천, 부천, 인천 등이더군요).


저 쪽지에서 제일 중요한 정보는 계좌번호입니다.  약소하나마 후원금 쐈어요. 여성 기타리스트 후배가 새소년의 황소윤처럼 ‘파도’를 연주하면 어떨까 잠시 상상해봤습니다.

본과 1학년 시절을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채우고, 2학년이  후배들의 ‘후회 없이발랄한 학교 생활을 응원합니다.


후회는 살아서 겪을 수 있는 지독한 지옥이지.
빈센조


빠듯한 의대 생활에서 뿌듯한 활력을 얻는 밴드 활동이 되길.

(수업 거의 안 듣고) 초저공비행으로 진급했던 지난 시절도 휘리릭 뇌리를 스치더군요. 향긋한 꽃 한아름 같은 후배들과 함께 방방 뛰며 공연 즐기는 날이 속히 오길 염원합니다.





24기 후배들에게 곡 하나를 추천했습니다. 수상한 시절이 지나고 일상이 회복되었을 때, 광란의 공연에서 꼭 함께 즐기고픈 명곡입니다. 잔나비의 로켓트!


​그댄 나의 universe
힘찬 나의 로켓트
3! 2! 1! go!
fly me to the moon~
Give me some love
저 달을 밝히려면
필요한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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