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기억하다. 휴먼의 2018 유럽여행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
공항을 떠나는 플랫폼은 고요하다.
' 여행의 시작의 느낌은 참 조용하구나 '
그런 생각을 하며,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향하는 역 안에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마치 이 시간 여행자는 나 혼자 같은 생각이 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낯선 네덜란드말은 도착지인 ' 암스테르담 중앙역 ' 에 도착하였음을 알려주었다.
역에 도착하니, 태풍이 지나간 흔적인지 바람이 꽤 쌀쌀하였다. 새벽의 고요함은 덤.
하지만, 새벽의 어둠이 나쁘지는 않다.
'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
이런 생각을 하다가, 지도에서 가깝다고 알려주는 네덜란드 왕궁 근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과거에는 혼자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요즘은 혼자 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 아주 많다.
나는 후자를 애용하는 편이다.
언젠가부터 나 자신이 자신의 사진을 남기는 숫자는 과거보다 현저하게 줄었지만 말이다.
원래 계획은 천천히 걸으며 암스테르담의 새벽과 아침을 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 I Amsterdam ' 표식까지 간 다음에 돌아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인 ' 비 '로 인해 바꿀 수밖에 없었다.
' 나는 아직 돌아갈 생각이 없어! '
라고 말하듯이 갑작이 세차게 내리는 비에 어쩔수 없이 오다가 보았던 아주 친근한 그곳 별다방으로 몸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은 우리나라의 가격과 별다르지 않다.
' 북유럽의 관문인 이곳도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네? '
라는 생각과 함께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카페 안에 있으려니 시간이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리를 카페 밖의 테이블로 옮겨 보았다.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앞으로 펼쳐질 약 12일간의 여정을 예습해 보았다.
스타방에르, 베를린, 뮌헨, 하이델베르그, 바젤, 인터라켄, 라우터 부르넨, 몽트뢰 그리고 귀국
대부분의 도시는 이미 방문해본 곳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조금씩 비가 잦아든다. 암스테르담의 아침이 밝아온다. 그 아침이 다시 나가서 걸으라고 유혹한다.
시간은 좀 허비하였지만, 다시금 원래 계획대로 걸어가고자 지도를 보고 방향을 잡은 다음에 씩씩하게 걸어보았다.
하지만, 다시 매서운 비가 나에게 들이닥쳤다.
' 이번에는 피할 곳이 없을걸? '
이라고 말하는 듯이 들이닥쳤다.
비를 피할 곳을 찾은 뒤, 내 운동화는 이미 비에 침범을 당한 터였다.
' 아 배고파 '
비와 사투를 벌이다 보니 공항으로 돌아갈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 멀리까지 걷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길을 걸으며 짧은 일정을 마무리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식사할 곳은 그 이름도 암스테르담 같은 ' Pancakes Amsterdam ' 을 가기로 결정!
' 이제 열차 시간 + 식사 시간을 남겨두고 다시 걸으면 된다 '
과거 암스테르담에 여행을 왔을 때는 그렇게 천천히 걷지 못하였다.
배낭여행 인솔자로 왔을 때도, ' 하이네켄 맥주 공장 ' 정도만 기억나는 것 보니
' 참 안 걸었었구나 '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많이 걸었지만 대충 다녔을 수도 있고...
' 허기가 지는 군 '
천천히 걸으며, 역 근처까지 오니 가고자 했던 식당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웨이팅은 각오해야 하는 곳.
유럽을 그렇게 여행을 왔지만 Pancake 을 먹는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뭐가 그렇게 유명할까?
동네 맛집의 소문을 듣고 온 여행객, 현지인과 섞이고 있노라니 진짜 동네 맛집에 온 기분이었다. 사방에서 영어, 네덜란드어, 중국어 등등이 들리는 것은 덤이랄까?
메뉴판을 펼쳐보니 세상의 Pancake 은 모두 모아둔 느낌이었다.
' 그래서 가게 이름에 Pancakes 라고 붙여진 것일까? '
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팬케이크 메뉴는 Dutch 와 American 이 있었지만, 당당하게 Dutch 쪽 메뉴를 훑어 보았다.
Goat Cheese를 얹어주는 고급(?) 팬케이크 느낌이 물씬 풍겼지만, 현실은 우리나라 ' 빈대떡 ' 의 느낌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치즈와 함께 팬케이크를 쩍 갈라, 꿀과 함께 찍어 먹으니 한국의 빈대떡 느낌과 이탈리아 고르곤졸라 피자의 느낌 그리고 이름에서 풍겨오는 네덜란드의 느낌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 시작부터 전해지는 진한 유러피언 느낌 '
나쁘지 않다.
허기가 진 배를 빈대떡 아니 Dutch Pancake 하나를 뚝딱 먹으며 채웠다. 이제 다음 도시로 이동할 에너지가 충전된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그들이 사랑하는 신용카드로 방긋 웃으며 결제를 하고 역으로 향하였다.
유럽의 기차역 플랫폼, 새벽의 깜깜하고 우울하고 우중충한 느낌은 온데간데없고 내가 알던 그 유럽의 중앙역의 느낌으로 바뀌어 있었다.
' 그렇지 유럽의 기차역은 이래야지 '
공항행 열차는 정해진 시간에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여, 각각의 목적지로 향하는 많은 사람을 태우고 다시 출발하였다.
' 자 이제 경유 편 비행기를 타러 가 볼까? '
다시금 최종목적지인 스타방에르로 향하기 위해 공항에서 주어진 절차를 거쳤다.
티켓을 확인하고, 보안 검사를 했다. 나에게 주어진 게이트를 찾고, 그 방향으로 전진하였다.
스타방에르로 향하는 KL1201의 게이트는 보안검사대로부터 가깝지 않았다. 그만큼 열심히 걸어야 했다.
게이트에는 이미 많은 탑승객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원래 이 비행기를 타려던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유와 어찌 되었든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한 준비는 이제 끝난 것 같다.
자리에 앉아 이제 스타방에르로 떠날 준비를 객실 승무원과 함께 해 본다. 태풍이 지나간 아침의 풍경은 아주 좋다.
' 적당한 구름.
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가벼운 굉음과 함께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과 작별을 하였다. 새벽에 도착했을 때 건넨 인사는 기억 저 멀리에서 사라지고 없어진 지 오래다.
이제 진짜 이번 여정의 시작인 노르웨이의 스타방에르로 가는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하는 일정은 어색하지 않다.
몇 시간을 걸었던 암스테르담.
짧았지만, ' 하이네켄 맥주 공장 ' 만이 내 기억에 남았던 암스테르담에 좋은 기억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이제 스타방에르로 가자!
2018 휴먼의 유럽여행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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