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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Apr 16. 2020

여덟 번째 이야기 외전-50mm의 시선, 옥토버페스트-

여행을 기억하다. 휴먼의 2018 유럽여행

:: PENTAX P50, 50mm 의 시선, 옥토버페스트 ::


맥주, 맥주 그리고 맥주.
뮌헨, 뮌헨 그리고 옥토버페스트.


가을의 뮌헨은 특별했다.
같이 했던 친구들이 있어서 특별했고,
그들과 함께 마신 맥주가 있어서 특별했으며,
그곳이 뮌헨이었기 때문에 더 특별했다.


나의 버킷리스트 ‘옥토버페스트 방문’ 그 특별한 하루의 기록


카메라 : Pentax P50
렌즈 : PHENIX F1.7 50mm
필름 : KODAK Color Plus ISO200 36롤

Eingang / Entrance / 입구


노란 재킷을 입고 있는 이들로 입구는 삼엄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이들은 방문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테러의 위험으로 큰 가방을 가지고 못 들어가게 했지만, 이내 곧 보관하는 장소를 안내해 주었다.

이들은 이들의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이었다.
하루 종일, 몇 날 며칠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데도 이들은 이들의 일을 변함없이 하고 있었다.

맥주 필요하니? need more beer?


빅텐트의 안에서도 밖에서도 맥주를 찾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도 맥주를 찾는 이들을 찾을 수 있도록 서빙을 담당하는 분은 안테나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몇 잔을 서빙할까?

PAULANER


MassBier(maß bier), 1리터의 맥주잔은 뮌헨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이거 언제 다 마셔?’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없어져 있는 마성의 잔.


이날만큼은 우리나라의 ‘오백’과 다르지 않은 잔이었다.

그분의 시간


깔끔하게 차려입은 어르신이 근처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은 뒤 손을 들고 주문을 한다. 그리고, 곧 이분의 앞에는 1리터의 맥주가 놓였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곳에서 맥주를 마시고 1/3 정도를 양을 남긴 뒤 이곳을 떠났다.


아직도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 구역 맥주 대장


우리 구역의 담당 웨이트리스는 시종일관 미소를 우리가 빅텐트에 있는 내내 잃지 않았다.

6잔 이상은 가볍게 들고 와서 ‘훗’ 하는 미소를 지으며 한잔씩 줬던 그녀의 포스.


그래 우리 구역의 맥주 대장은 그녀였다.

이 구역 맥주 대장


대장님은 이곳저곳에서 누군가가 맥주가 필요할 때 나타나 그들의 지갑을 열고 있었다.

그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맥주를 주문하고 지갑을 열어 그녀에게 맥주를 부탁하였다.


얼마 뒤 그녀는 5잔의 MasBier(1리터)를 가져와 맥주가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해주고 그녀를 부르는 다른 테이블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Prost!


우리에게는 ‘건배’

영어권 이들에게는 ‘Cheers’
이곳을 온 독일인을 포함한 전 세계의 방문객에게는 ‘Prost’로 기억되는 곳.


나는 옥토버페스트의 현장에 있다.

Prost!


디지털로 바로 보여줄 수 있는 사진도 아닌데 ‘엄지 척’을 보여주는 둘.

아직 첫 잔을 마시고 있음에도 분위기에 흠뻑 취한 기분을 보여주는 둘.


사진만 봐도 그때의 신나는 미소가 기억이 나는 그 둘.

눈빛


의식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몰라도 분명 그녀는 맥주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기대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몰라도 분명 그녀는 그곳 분위기를 충분히 즐겼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눈빛이 보였다.

찰칵


누군가의 모습을 담아주는 카메라를 든 소녀.

그 모습을 현상한 가격은 공짜는 아니었지만, 그 순간을 간직하려는 사람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 그 순간을 구매하였다.

모자 파는 소녀


‘모자 사세요.’
당신의 흠뻑 취한 모습을 한껏 꾸며보세요.
당신의 패션을 레더호젠이 없어도 이 분위기에 맞춰서 꾸며보세요.


그리고, 브래드가 그 모자를 샀다. 그의 벌건 얼굴과 모자는 참 잘 어울렸다.

사랑스러운 커플, 매드와 레아


매트와 레아.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이 둘의 유쾌함에 더 즐거웠던 하루.
함께 이 하루를 즐겼기에 더 고마웠던 그런 하루.

수레스와 브래드


베를린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그리고 이날도 이 둘과의 만남과 이야기는 시작하면 끝이 날줄을 몰랐다.


그리고 자연스레 웃음을 공유할 수 있었다.

big smile


웃음 바이러스는 옆으로 옆으로 퍼져나가 모두가 이 자리를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주었다.

이 바이러스에 치료제는 없었다.

Ein Prosit


밴드가 텐트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수록 사람들의 성량과 팔이 올라간다.

밴드가 건배 곡을 부를 때마다 웨이트리스들이 바빠졌다.


‘Ein Prosit’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외치는 그 말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PAULANER BIG TENT


텐트를 나오기 전 진한 아쉬움이 등 뒤에 남아 나를 붙잡고 있었다.

흥겨운 이들의 만들어내는 텐트 안의 다양한 소리가 나를 붙잡고 있었다.


옥토버페스트 행사장 안의 수많은 빅텐트 중에 파울러너를 선택한 건 아주 탁월했던 것 같다.

WILLKOMMEN ZUM, OKTOBERFEST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맥주 축제라고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행사장 안에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었다.


각자의 방법으로 옥토버페스트 현장을 즐기러 가는 길
그리고, 각자의 방법으로 옥토버페스트 현장을 즐기고 나오는 길.
그 길을 오가는 이들의 표정은 아주 다양했다.




‘맥주축제’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옥토버페스트.
말 그대로 10월의 축제인 이곳에서 버킷리스트의 한 줄을 지웠다.
그 한 줄을 좋은 사람들과 지웠다.


오래오래 남을만한 기억을 남긴 그런 하루였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8 휴먼의 배낭여행 50mm의 시선 No.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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