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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ul 10. 2020

우리는 감정의 무고한 희생자였다

[나와 우주의 미스터리]20. 감정의 진화  ①

■ 영화 '아포칼립토', 무지와 두려움으로 인한 고통과 희생  


영화 '아포칼립토'는 거대했던 마야문명의 갑작스러운 붕괴를 다룬 영화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문명의 쇠퇴기에 각종 질병과 기근을 겪고 있는 거대한 홀케인 제국의 권력자들이 사람들의 무지(無知)를 이용해서 제국의 노예들을 무참히 희생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제국에 어둠이 창궐하자 커져가는 두려움은 종교적 맹종과 맹신으로 이어지고, 제국의 지배자들은 하늘의 노여움을 없애려면 태양신에게 산채로 인간의 심장과 머리를 바쳐야 된다며, 무고한 사람들을 잔인하게 학살해서 인신 공양한다.


수많은 노예들을 희생시켜 인신공양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하늘에 개기일식이 일어나자 권력자들은 태양의 신이 드디어 만족했다며 의식을 중단한다.


그렇게 개기일식이라는 자연현상을 이미 알고 있었던 제국의 권력층은 노예들이 무참히 개죽음을 당하는 광경을 괴기한 웃음을 짓고 바라보며 자신의 권력을 가까스로 유지시켜나간다.


무지와 두려움에 의해 처참하게 희생양이 된 마야문명의 마지막 노예들의 잔혹한 운명이 실로 안타까웠다.


만일 개기일식이 그저 통제할 수 없는 자연현상임을 알았다면 하늘신에게 벌벌 떠는 두려움을 느끼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두려움 때문에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의식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열광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감정 메커니즘의 무고한 희생자였다  

이렇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마야문명의 마지막 노예들만은 아니다. 우리 인간의  감정 메커니즘에 대한 무지(無知) 역시,  하늘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산 채로 바쳐졌던 노예들처럼 우리를 정신적, 신체적으로 억울한 희생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감정 파동이 통제 불가능한 단순 화학물질(chemistry) 임을 알지 못했다는 이유로 안타깝게도 많은 개인들이 감정적 화학 파동의 순진한 희생양이 되곤 했다.


감정이 정의된 인류의 절반은 감정이 무엇이며,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로부터 어떻게 인식을 얻을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기에 오랫동안 깊은 감정적 고통을 겪어왔고, 감정이 정의되지 않은 인류의 나머지 절반에게도 이 고통을 고스란히 전했다.


감정적 존재는 화학 파동이 자신을 고통스럽고, 우울하고, 낙담하게 느껴지게 할 때, 자신을 스스로 비난하거나 혹은 그런 느낌 때문에 상대방을 탓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감정적 존재는 자신이 감정의 파도를 타는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고 수용해서 파동 속에 평화롭게 존재할 수 있을 때, 그 파도의 꼭대기 위로 올라가 그 누구도 갖지 못한 다양한 관점으로 심원한 깊이와 감정적 지혜를 갖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감정의 무고한 희생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


감정이란 단순한 화학물질(chemistry),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글 : 감정의 진화 ② - 끊임없이 출렁거리는 파도위의 돛단배처럼)

(다음 글 : 감정의 진화 ③ - 새로운 시작,  그것은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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