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시골학교(2)

3월 입학식

by 사람냄새

3월의 입학식은 새 학기의 시작이다.


초등학교든,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심지어 대학교까지 3월이면 입학식이 열린다. 도시의 학교라면 신입생이 어떤 아이들일지 선생님도, 선배들도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지켜본다.


하지만 이곳, 강원도 시골학교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신입생으로 누가 입학하는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누구네 집 자식인지, 몇 남매 중 몇째인지, 성격은 어떤지까지도 익숙하다. 같은 동네 어귀에서 자주 마주쳤던 동생들이 그대로 중학생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선후배였던 이들이 이제 같은 교복을 입고 다시 만나는 셈이다.


시골학교의 2024학년도에는 아쉽게도 신입생이 없었다. 그렇기에 입학식도, 신입생 환영 플랜카드도, 환영 문구도 없었다. 교사로서 느꼈던 그 공허함은 의외로 크게 남았다. 그래서일까. 이번 2025학년도 입학식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2년 만에 열리는 입학식, 신입생은 단 두 명. 전교생이 10명 남짓인 아주 작은 학교지만, 우리의 입학식은 결코 작지 않았다. 내빈도 초대하고, 애국가도 부르고, 교가도 부른다. 신입생과 재학생의 상호 인사도 정중하게 오간다.


그리고 그 신입생 두 명의 담임은 바로 나였다. 아이들이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어깨가 펴졌다. 작은 몸으로 조심스럽게 인사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그 아이들은 학교의 새 얼굴이었고, 동시에 내가 올해 1년을 함께 살아갈 가장 가까운 학생들이었다. 비록 무대 위 단상은 작고, 강당은 한산했지만 “우리 학교에 온 걸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크게 전하고 싶었다. 우리는 다 함께 박수를 쳤고,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누군가는 너무 조용하고 단출한 행사라 말할지 모르지만, 이 작은 입학식은 우리 모두에게 참 큰 의미였다.


언제 폐교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선의 작은 학교. 그곳에 새 얼굴들이 들어왔던 3월의 추억은, 교사로서 내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한 아이를 성장시키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이제는 정말 실감 난다. 그리고 그 말은 이곳에서 더욱 진실하게 느껴진다. 나는 이 학교가 좋다. 아이들이 있어, 내가 있고, 우리가 함께여서 좋다.


3월의 입학식(눈내리는 시골학교).jpg 3월의 눈 내리는 시골학교(작가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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