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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을 기다리는 독자

by 남궁인숙

브런치 스토리에 유료멤버십이 생겼다.

내 글을 꾸준히 읽어주는 독자,

'200명 이상' 모으기까지 3년이 걸렸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나를 꾸준히 드러내는

일이자, 보이지 않는 시간들을 묵묵히

견뎌내는 과정이다.


나는 잘 안다.

무료로 글을 읽는 독자를 만드는 일도

쉽지 않다는 것을.......

그런데 이제는 브런치스토리에 유료멤버십이

생겼다.

"돈을 내고 읽어주는 독자라니요?"

무료글도 잘 읽지 않는 요즘에

유료멤버십을 열어두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이 고개를

든다.

'난 유료멤버십 하기 싫은데......'

'내 글을 잊지 않고 그냥 읽어만 줘도

감사한데......'

안 하자니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기도 하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실 나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무료로 내 글을 읽던 독자들 중 일부는

끝까지 남아, 매번 알림이 뜨면 기꺼이

시간을 내어 읽어 주었다.


글의 가치란, 결국 한 사람의 마음속에

남는 흔적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료멤버십은 어쩌면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한 명이라도, 진심으로 내 글을 기다려 주는

독자가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내 글이 누군가에게 건네는 울림이 진짜

힘이라는 것을 나는 믿고 싶다.

아직은 두렵다.

그러나 두려움 너머에는 설렘도 있다.

내가 쓴 문장이 누군가의 하루를 지탱해

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그것이 나를 다시 책상 앞에 앉히는 이유다.

유료멤버십의 문을 여는 일은 결국

새로운 독자와의 만남을 향한 초대장이다.

그리고 길게 보면, 이 초대에 응답할

사람들이 반드시 찾아올 것임을 안다.


내가 글을 쓰는 한,

그 만남은 언제나 지속가능한 일이다.



나는 조용히 유료멤버십 문을 열고 기다린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다시 무료 글을 올린다.

'내 글을 누가 그렇게 읽는다고

돈까지 받으면서 읽게 하나...... '


두려움 속에서도,

결국 희망이 내 글의 또 다른 이름이다.

유료멤버십을 열어두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이 고개를

들지만,

글의 가치란 결국 한 사람의 마음속에

남는 흔적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닐까.



https://suno.com/s/Akjze9XZUCl6GPxt



내 글을 기다리는 독자

1절

세 해를 걸어 여기까지

두려움 너머 글을 쓴다


숫자가 아닌 마음의 울림

희망은 글의 또 다른 이름


2절

빈자리 걱정되어도

단 한 사람 날 기다린다


숫자가 아닌 마음의 울림

희망은 글의 또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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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