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비움에서 시작되는 모든 가능성

by 남궁인숙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색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주저 없이 '흰색'을 떠올릴 것이다.

흰색은 모든 빛이 모여 완성되는 색이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빈 여백'

이기도 하다.

그래서 흰색은 시작과 끝,

탄생과 죽음,

희망과 슬픔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품고 있다.


서양에서 흰색은 새로운 출발의 상징이다.

결혼식에서 신부가 입는 웨딩드레스는

순수와 신성, 그리고 새 삶의 출발을

의미한다.

반면 동양의 전통에서 흰색은

'상복의 색'이다.

마지막 길을 떠나는 이를 배웅하는 옷,

삶을 내려놓은 영혼의 순결을 기리는 색이

바로 '흰색'이었다.

이렇게 같은 색이지만,

문화에 따라 흰색은 '출발과 종착',

'기쁨과 슬픔'을 모두 표현해 왔다.


흰색은 아무것도 없는 색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모든 색을 품고 있는 색'이다.

피카소에게 흰색은 단순한 바탕이나 여백이

아니라,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드러내는 강렬한 언어였다.

그의 대작 <게르니카〉를 떠올려보자.

흑과 백, 회색만으로 이루어진 화면 속에서

흰색은 폭격의 섬광처럼 빛난다.

그 빛은 따뜻하지 않다.

차갑고 날카로운 흰색은 전쟁의 비극을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흰색은 침묵처럼 보이지만, 그 침묵 안에는

울부짖음이 숨어 있다.

모노크롬(흑백 중심) 색상을 조합하였다.

회색, 검정, 흰색 등이 주를 이루며 감정적

생생함보다는 충격과 절망의 분위기를

강조한다.

왜곡된 인물과 동물들 (비명을 지르는 사람,

말, 황소 등), 비정형적 형태들, 도구나

부서진 구조물 등이 뒤섞여 있다.

이는 파괴와 혼란, 고통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중앙에는 말(horse)이 상처를 입고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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