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사이로 피어오른 커피 향기

by 남궁인숙


창가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유리창 위로 빗방울이 빠르게

흘러내렸다.

거리 위의 우산들이 서로 부딪히며

작은 파도를 만들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눅눅한 흙냄새가

스며든다.

그 순간, 어디선가 은은하게 퍼져오는

커피 향을 느낀다.


비 오는 날의 커피는 평소와 다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면,

바깥 기온의 차가움과 안쪽의 따뜻함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쓴맛 속에서 은근히 퍼져 나오는 단맛은,

마치 빗속을 뚫고 나오는 햇살처럼

위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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