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거리
겨울의 뉴욕, 창가에 앉은 두 사람.
그들 앞에는 커피 두 잔이 놓여 있었다.
커피는 뜨거웠고,
그들의 시선은 그보다 조금 더 뜨거웠다.
프랭크와 몰리는 처음부터 사랑을
의도하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서점에서 부딪혔고,
기차 안에서 다시 마주쳤으며,
어느 오후, 커피를 함께 마시게 되었을
뿐이었다.
그 평범한 순간이 인생의 궤도를
바꾸리라곤 아무도 몰랐다.
테이블 위의 커피는
그들의 마음을 대신해 천천히 식어갔다.
그 사이, 단 한 줄기의 빛이 스며들었다.
그 빛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을 알아버린
순간의 침묵이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 대신 눈빛과 숨결, 커피 향이 서로의
마음을 메웠다.
그 눈빛은 윤리와 욕망 사이에서 흔들렸고,
손끝은 컵의 온도를 빌려 감정을 숨겼다.
그날의 커피는 달지 않았다.
쓴맛 속에 미묘한 단 향이 스며 있었다.
그것은 현실의 책임과 감정의 진심이
한 잔 속에서 섞여버린 맛이었다.
그들이 커피를 마시며 나눈 대화는
사랑의 선언이 아니라, 머물 수 없는
사람들의 예의였다.
그 예의 속에는 부드러운 슬픔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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