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직 시인의 『웃는 기와』
옛 신라 사람들은
웃는 기와로 집을 짓고
웃는 집에서 살았나 봅니다
기와 하나가
처마 밑으로 떨어져
얼굴 한쪽이
금 가고 깨졌지만
웃음은 깨지지 않고
나뭇잎 뒤에 숨은
초승달처럼 웃고 있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한 번 웃어 주면
천 년을 가는
그런 웃음을 남기고 싶어
웃는 기와 흉내를 내 봅니다
-시인 이봉직 -
이 작품은 '이봉직 시인'이 어린이의
시선으로 쓴 '웃는 기와'라는 동시다.
이 시는 경주박물관에 소장된 얼굴무늬
'수막새'라는 신라 시대 기와 조각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웃는 기와' 표현은 이 수막새의 얼굴 무늬가
마치 미소 짓는 듯 보이는 데서 유래하였다.
이 사진은 수막새(지붕 끝 장식 기와)
가운데 특히 '얼굴무늬'가 새겨진 조각이다.
수막새는 기와지붕의 기와 끝에 장식된
기와 조각으로, 주로 벽돌·기와지붕 건축물의
마감 요소다.
얼굴무늬 수막새는 신라·통일신라 시기
건축물에서 발견되며, 인간의 얼굴을
형상화해 '미소'나 '수호'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봉직 시인의 시 '웃는 기와'는 이
기와 조각이 시간과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존재임을 상상하며
쓰였다.
시는 동시형식이지만, 단순한 감상을 넘어
역사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기와 하나가 깨지고 금이 갔지만, 웃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이미지가 반복되어
등장한다.
이를 통해 '흘러간 시간에도 잃어버리지
않는 존재의 온기'가 주된 감성으로
자리 잡는다.
'기와의 붉은 기운', '얼굴무늬의 미소'
등이 시각 이미지로 어떻게 감정화되는지
탐구해 볼 수 있다.
경주 국립박물관 마당에 가면 조용히 웃고
있는 기와 한 조각을 만날 수 있다.
비바람에 깎이고 세월에 닳은 얼굴,
그러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남아 있다.
이봉직 시인의 동시 '웃는 기와'는
바로 그 기와, 얼굴무늬 수막새에게 말을
걸듯 시작된다.
“옛 신라 사람들은
웃는 기와로 집을 짓고
웃는 집에서 살았나 봅니다.”
이 한 구절만으로도 우리는 천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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