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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평생 친구는 없다

by 남궁인숙

유튜브를 켰더니 추천 영상 맨 위에

'슬프지만 평생 친구는 없다’라는 문장이

떠 있었다.

제목 하나가 이렇게 마음을 멈추게

할 줄은 몰랐다.

켤 때만 해도 별생각 없었는데,

그 한 줄이 갑자기 오래전 기억 한 칸을

열어젖혔다.

평생을 약속했던 친구가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한다고 믿었다.

오래도록 내 편일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고,

마음의 속도는 조금씩 달라졌다.

누구의 잘못이라 말할 수도 없었다.

단지 인생이 우리를 서로 다른 계절로

나를 데려다 놓았을 뿐이었다.



우리는 늘 ‘평생’이라는 말을 과장해서

사용한다.

평생 직업,

평생 취미,

평생 친구.

그러나 실제로는 그 어떤 것도

한 사람 옆에서 끝까지 남아 있겠다고

약속받은 적은 없다.

관계는 온도처럼 변하고,

사람의 마음은 날씨처럼 흔들린다.


그래서 평생을 전제로 걸어가는 우정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신 그때의 나를 지켜준 사람,

그 시절을 따뜻하게 통과하게 해 준 사람,

그런 기억들이 우리 삶을 평생의 온기로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유튜브의 그 문장을 다시 보았다.

'슬프지만’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지만,

사실은 너무 슬퍼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때의 우리는 서로에게 분명한 의미가

있었고,

그 사실만으로도 관계의 가치는 충분했다.

어쩌면 우정은 평생 이어지는 것보다,

평생 기억되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서로 멀어졌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음속의 자리만 조금 바뀌는

것뿐이다.


나는 오늘도 그 문장을 지나치지 못하고

다시 눌러본다.
그리고 아주 깊이 있게 깨닫는다.

‘평생 남는 친구는 없을지 몰라도,

평생 남는 순간은 있다’는 것을.



https://suno.com/s/b4OEVCYz4vSDDRsQ



평생은 아니어도


작사: 콩새작가

작곡:수노


평생은 아니어도
그때 넌 내 곁에 있었지
멀어져 간 거리만큼
따뜻했던 기억은 남아


서로 다른 길을 걸어도
흔들리는 마음 위에
조용히 스며 있는 너
아직도 나를 지켜줘


평생은 아니어도
그때 넌 내 곁에 있었지
멀어져 간 거리만큼
따뜻했던 기억은 남아


서로 다른 길을 걸어도
흔들리는 마음 위에
조용히 스며 있는 너
아직도 나를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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