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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스쳐 지나가는 자리에서

by 남궁인숙

송년회 축하공연에 가수 '조성모'

초대가수로 등장했다.

한때 '초록매실' 광고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던 그 목소리,

왕년에 무대를 장악하던 그 사람을 다시

만나는 일은 그 자체로 추억을 불러왔다.

그러나 오늘 그의 목소리는 예전 같지

않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세월은 늘 조용히 흘러간다.

그가 이제 쉰 살이라고 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오래된 시간의 느낌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무대는 여전히 밝았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세월무상'이라는 말이

자리 잡았다.

연예인은 연예인이다.

깡 말랐지만 여전히 멋지다.

그를 보는 순간, 한 시대를 함께 지나온

누군가를 만난 듯 주변의 공기가 묘하게

정지한 느낌이 들었다.


한때는 그 음색에 기대어 위로받고 사랑을

고백하고 청춘의 어느 밤을 견디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 순간, 그녀들은 측은함이 느껴지지만

말없이 노래를 따라 부르기만 했다.

세월은 누구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누구는 더 단단해지고,

또 누구는 조금씩 쇠약해지고,

시간은 똑같은 속도로 흐르면서도

사람마다 다른 모양으로 흔적을 남긴다.


조성모가 이제 쉰 살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 오래전 이미지가

겹쳐졌다.

여전히 젊고 빛나던 그 얼굴,

높은음을 편안하게 올리던 모습,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라는 실감으로

바뀌었다.

그의 쉰 목소리는 밖으로 내지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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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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