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이라는 이름의 무방비

by 남궁인숙


우리는 어릴 적부터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배워왔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진심으로

대하면 언젠가는 통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 말은 따뜻했고, 어른들은 늘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지난 시간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된다.

그 순진한 정직이 과연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묻게 된다.

부와 존경이었는지,

아니면 약점이 드러난 자리마다 남겨진

후회였는지.

우리는 너무 쉽게 자신을 노출하며

살아왔다.

힘들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고,

불안과 결핍을 솔직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왔다.

그것이 인간적인 태도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인간적이라는 이유로

우리를 보호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약해 보이는 틈을 오래 바라본다.

그리고 기회가 오면 가볍게 밟고 지나간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는 선함이 아니라

무방비 상태에 가깝다.

인생의 후반전에 필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고백이 아니라,

말과 표정을 조절할 줄 아는 지혜다.

사람들은 흔히 솔직함이 관계를 깊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랜 친구를 만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털어놓는다.

서로의 상처를 나누면 관계가 더 견고해질

것이라 믿으면서.

그러나 현실은 미묘하게 다르다.

상대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듯

보이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당신을 자신보다 조금 아래에 내려놓는다.

그 순간부터 관계는 동등함이 아닌 동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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