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하트가 내려와요

by 남궁인숙

며칠 있으면 어린이집은 평가제 기간이다.

모든 교직원은 평가제 관찰자에게 평가를 받기 위해서 퇴근 후에도 무엇인가 오리고, 붙이고, 정리하면서 열심히 준비하느라고 분주하다.

보육교직원들은 평가제에서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썩 달갑지는 않지만 3년에 한 번씩은 직무교육을 받는 것처럼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반드시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평상시에 평가제를 염두에 두고 모든 일과를 구성하여 수행하였어도 평가제 기간에 체크당하는 일 없도록 점검한다.

그런 와중에도 뭔가가 아쉬워서 또다시 둘러보게 된다.

그러면서 실력은 일취월장되고, 보육교사로서의 역량과 기량이 길러진다.

업무에 대한 진취적인 자세, 담당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수준이 높아진다.

보육과정의 놀이 계획 및 다음 날 영유아의 놀이지원의 능력이 성장하는 것, 그게 평가제인 것 같다.


오늘은 아이들이 모두 귀가하고 나서 교직원들과 평가제 준비를 하다가 분식점에서 주문한 김밥, 라면, 떡볶이, 가락국수 등으로 저녁 한 끼를 때우기 위해 하늘반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있었다.

우연히 나와 마주친 하늘반의 휴식영역의 간판이 사진기를 들고 셔터를 누르게 하였다.

이 녀석들 인간적으로 너무나 귀여운 녀석들이다.



아이들이 놀다가 지쳐서 잠깐 휴식을 취하는 휴식영역에는 '놀잇감을 들고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표어를 붙여 놓았다.

너무 재미있어서 보육실 여러 곳을 한참을 둘러보았다.

지난 시간에는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흥미를 반영한 놀이의 세상이 벽면을 빼곡하게 메우면서 펼쳐져 있었다.

'아이들의 놀이공간이 이렇게 멋질 수가 있을까?'

내가 제일 좋아하고 귀여워하는 아이들이 하루종일 생활하는 하늘반 교실이다.

이 녀석들은 인사성이 너무나 발라 하루에도 서너 번씩 좁은 어린이집 공간 안에서 자주 마주쳐도 늘 새롭게 만나듯이 "원장선생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하는 아이들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인사를 잘하게 된 이유는 교사의 도움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교사 또한 얼마나 예의가 바른 지 늘 단정한 옷차림과 언행 또한 깔끔한 것은 둘째가라고 하면 서러울 지경이다.

아이들을 대하는 바른 태도에서 정말 품위가 뚝뚝 떨어지는 그런 교사의 모습을 지녔다.

지혜로운 성현들의 가르침이 들어있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은 괜히 생겨난 게 아니었다.


벽면에 사랑스럽지만 삐뚤고, 어설프지만 귀여운 모습으로 그려진 그림들과 함께 예쁘게 자기들만의 창의적인 글씨체로 동시를 써 놓은 것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어쩌면 동시를 이렇게 예쁘게 쓸 수가 있을까?'

나는 동시를 쓰는 전문 작가의 글인 줄 알고 담임선생님께 "선생님! 저 시(詩)는 어떤 작가의 동시죠?"라고 물었다.

"원장선생님, 우리 하늘반 아이들이 한 문장씩 자기들이 손수 지어서 쓴 거예요."라고 말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예쁜 시를 아이들이 썼다고?' 믿기지가 않아서 나는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동시를 읽다가 다시 "선생님! 원래 라일락 꽃에서 블루베리 향기가 나나요?"라고 물었다.

"아마도 아이들은 라일락 꽃향기를 맡으면서 블루베리 먹을 때 나는 냄새와 같다고 생각을 하는가 봐요."라고 대답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수없이 많은 블루베리를 먹어보았지만 블루베리를 먹으면서 단 한 번도 라일락 향기를 떠올려 본 적이 없었다.

아이들의 우뇌는 정말 기발한 것 같다.

동시가 너무 예뻐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보았다.

어른들은 이렇게 멋진 글을 쓸 줄 모를 것이다.

난 오늘 또다시 우리 하늘반 아이들에게 반해버렸다.

지금 쯤은 꿈나라에서 멋진 여행을 하고 있을 하늘반 녀석들이 보고 싶어 진다.



봄 꽃


하늘에서 하트가 내려와요.

나는 벚꽃이에요.


바람을 타고 홀씨가 내려와요.

나는 민들레 꽃이에요.


맛있는 블루베리 냄새가 나요.

나는 라일락이에요.


행복이 피어나요.

나는 개나리 꽃이에요.


~ 작가 하늘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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