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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Jan 26. 2024

출근 안 하세요?

 여명이 트는 새벽 핸드폰시계를 보니 6시였다.

'조금 더 자고 일어나야지.......'

다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으니 아들이 부스럭거리면서 출근준비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토요일인데 아들은 당직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토요일은 체육관이 10시에 오픈한다.

그러니까 나는 이불속에 더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였다.

잠시 후에 "똑똑"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아들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엄마! 출근 안 하세요?"라고 하였다.

"오늘 토요일이잖니. 너는 오늘 출근하는 날이구나?"라고 응수하였다.

"엄마! 무슨 말씀이세요? 오늘 금요일이에요."

"아냐, 토요일이야....."

"오늘이 금요일이라니까요."

한참을 옥신각신하다가 다시 핸드폰을 열어 확인하였다.

오늘은 금요일 1월 26일이었다.

어젯밤에 분명히 출근할 때 입을 옷과 운동복을 챙겨놓고 새벽에 일어나서 체육관에 가려고 준비를 해놓고 침대에 누웠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내 뇌리 속에 오늘은 그냥 토요일이었다.

정신없이 일어나서 아들을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주고 나는 체육관에 들러서 운동은 하지 못하고 휘뚜루마뚜루 간단히 샤워만 하고 출근을 하였다.


'내가 무슨 정신으로 살고 있나......'

'내 마음속에 내가 모르는 마음이 살고 있었나?'

심리학자 융은 내가 아직 모르고 있는 마음의 세계를 '무의식'이라고 표현하였다.

나의 마음은 무한한데 나는 그 가운데 극히 일부만 알고 있는 '의식'이라는 것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 한다.

의식하고 있는 마음 너머에는 '무의식'이 있는데 그 무의식은 모든 정신활동의 샘이고 다양한 정신활동을 하게 하는 많은 씨앗들을 저장하고 있다.

'맞아' 나의 무의식에 '오늘은 토요일이면 좋겠다.'가 우선순위였을 것이다.

심리학자 융을 소환하고 있는 나는 오늘 아침 상황을 정당화하기 위해 구차한 핑곗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어린이집에 운전하고 오는 내내 아침 상황들이 어이가 없었다.

 오늘아침과 같은 상황은 '건망증'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망증이 잦아지면 치매초기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건망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지만 치매는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중년의 나이에는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하면 건망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침대에 누워서 장시간 유튜브를 시청하였다.

그래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고 눈이 피로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요즘 수면부족으로 피로도가 높은 상태였다.

충분한 휴식으로 건망증을 잠재워야 한다.

요즘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출근보다는 '휴식'  '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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