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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Apr 07. 2024

인간 구원

해야 할 것을 아는 것

 토마스 아퀴나스의 리더십에 관해 즐겁게 수업을 하는 토요일이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과 함께 교정 밖으로 나와서 점심식사로 칼국수를 먹었다.

외국인 학생들 대부분은 한국 음식을 잘 먹는 것 같다.

매운 김치를 추가로 주문하고, 많은 양의 칼국수를 한 그릇씩 싹 싹 비웠다.

그들 중 대다수가 한국에 와서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한다.

나는 오전 반 학생이 열명이어서 부담 없이 점심값을 지불하였다.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뒤에서 누군가  "교수님!"하고 불렀다.

점심을 사주셨으니까 차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오전반의 리더, 온마튠이다.

그녀는 미얀마에서 온 회사원이었고, 결혼도 했고, 학생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였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후 다시 대학원에 입학해서 3학기에 재학 중이었다.

작년에 한 학기 동안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었다.

나는 녀가 커피를  주문하는 사이에 커피숍 의자에 앉아서 문자를 하면서 기다렸다.

앉아서 기다리자니 카톡이 들어왔다.

그녀가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그사이에 찍어서 보낸 사진이었다.

그녀는 사진을 잘 찍었다.



 오늘 교수님 패션이 멋지고, 실내 인테리어와 잘 어울려서 찍었다면서 사진 여러 장을 보내 주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다리까지 나오도록 찍어야 예쁘게 나온다면서 만족스러운 사진이라고 하였다.


 유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는 우리 아들 또래의 유학 온 학생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아들은 아직 캥거루족인데 이들은 독립적으로 그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그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한다.

주어진 주제의 발표와 토론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여 한국어가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내용들을 잘 설명한다.

 오늘 배운 토마스 아퀴나스의 리더십에서 윤리학의 기본 전제는 '인간은 최선을 의욕한다'였다.

결국 토마스 아퀴나스는 최선의 욕구는 신의 경지에 이르는 것, 인간은 쾌락에 이끌리는 경향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간은 이성으로서 최대한 쾌락을 제어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토요일마다 결석도 없이 강의실에 나온 학생들을 보면서 요즘처럼 꽃향기가 폭발하는 시절에 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서 종일 딱딱한 의자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이성적 제어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말하는 인간의 구원에는 믿을 것을 아는 것, 추구할 것을 아는 것, 해야 할 것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그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해야 할 것을 아는 이성적인 학생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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